영랑호 벚꽃축제 현장. 가족 관람객들이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사진:속초시 제공)
속초의 대표 봄 축제인 ‘2025 영랑호 벚꽃축제’가 지속 가능한 축제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난 12~13일 이틀간 ‘나의 완벽한 봄, 속초’를 주제로 열린 이번 축제는 지난해 개화 지연으로 아쉬움을 남긴 첫 번째 경험을 딛고, 올해는 절정의 벚꽃과 함께 봄의 정취를 선사했다.
속초시는 산불 피해로 마음 졸인 국민의 아픔에 공감해 일부 공연을 조정했지만, 참신하게 준비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만개한 벚꽃과 어우러져 차분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영랑호 벚꽃길을 따라 조성된 플리마켓 풍경. 벚꽃 아래 펼쳐진 부스마다 지역 소상공인과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만든 공예품과 먹거리를 선보였다. (사진:속초시 제공)
축제 기간 2만여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영랑호 일대를 찾은 가운데, 전통과 문화예술, 환경 등 다양한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이 봄날의 쉼표 같은 시간을 선사했다.
(재)속초문화관광재단이 주최한 ‘속초 문화버스킹’은 아름다운 석호와 벚꽃 배경 속에 관람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클래식, 밴드, 오카리나 연주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호수 위로 울려 퍼졌고, 3천여명이 참여해 지역 문화예술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재단은 오는 7월에도 문화버스킹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역 소상공인과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한 플리마켓 역시 눈길을 끌었다. 수공예 체험, 먹거리 등 풍성한 콘텐츠가 자연과 어우러져 감성적 공간을 조성했고, 숲속 도서관, 포토존, 야간 벚꽃 조명길 등은 가족 단위 방문객과 MZ세대 모두에게 인기였다.
특히 속초시는 이번 축제를 친환경적으로 운영하며 다회용기 사용을 권장하고 폐현수막을 재활용한 돗자리를 제공하는 등 지속 가능한 축제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전통 궁중한복 패션쇼’ 1부 공연. 속초가 고구려 초기 영역이었다는 역사적 맥락을 살려 시민들의 문화적 자긍심을 되새기는 시간을 마련했다. (사진:한국시니어스타협회 제공)
영랑호 한쪽에서는 ‘궁중한복 패션쇼’가 열려 축제에 깊이를 더했다. 사단법인 한국시니어스타협회와 한복명장 김현숙 우리옷문화연구원이 함께 기획한 이 공연은 속초가 고구려 초기 영역이었다는 역사적 맥락을 살려 고구려부터 조선 후기까지의 궁중의상을 고증해 재현했다.
행사는 전통사찰 보광사 배경의 1부, 영랑호 벚꽃 데크 배경의 2부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시민 모델이 무대에 올라 ‘영랑호 물빛에 물든 한복’을 주제로 봄날의 전통미를 한껏 뽐냈다.
축제를 연출한 장기봉 감독은 “찬란한 우리 문화 속 궁중의상의 품격을 시민들과 나누고 싶었다”며 “영랑호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봄의 추억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영랑호 벚꽃축제가 단순한 꽃놀이를 넘어 지역의 문화, 예술, 전통이 함께한 따뜻한 봄의 장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축제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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