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와 양양군이 지난 4월 24일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1번 지주 공사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사진 : 양양군 제공)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을 추진 중인 양양군이 지난 11일 국가유산청으로부터 공사 일시 중단 통보를 받았다.
국가유산청은 양양군이 착수신고서와 조건부 허가사항 이행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은 채 희귀식물 이식 공사를 진행한 사실을 확인하고 공사 중단을 통보했으며, 이달 말까지 이행계획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양양군과 강원특별자치도는 해당 공사와 관련해 지난 4월 18일 착수신고서는 이미 제출했다고 해명하며, 착수신고서 접수 과정에서 국가유산청과의 행정 착오가 있었던 점을 인정하고 이후 이행계획서 제출 등 필요한 보완 조치를 거쳐 사업을 조속히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 ‘현장조사·이행상황 점검’ 예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2일 국가유산청에서 제출받은 ‘설악산 오색삭도 설치사업 현상변경 조건부 허가사항 이행 관련 보고’에 따르면, 국가유산청은 지난 9일 양양군의 무단 공사 강행 사실을 확인하고 유선으로 공사 중단을 통보했으며, 11일에는 공문으로 ‘공사 등 행위 중지’ 명령을 내렸다.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2023년 5월 조건부로 현상 변경 허가를 받았으며, 해당 조건에는 무장애 탐방로의 식생 훼손 최소화, 희귀식물 보전, 암석 보호 등이 포함됐다.
이기헌 의원은 양양군이 착수신고서와 조건부 허가사항 이행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은 채 6월 9일 희귀식물 이식 공사를 시작했고, 뒤늦게 이 사실을 확인한 국가유산청이 양양군에 공사 중단 명령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국가유산청이 ‘조만간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이행상황 점검 등 사후관리도 엄정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은 지난 12일 성명서를 통해 “양양군의 총체적 무능과 부실이 빚은 예견된 참사로, 생태적 가치가 높은 아고산대에서의 이식 불가 논란을 회피하기 위해 필수적인 사전 검증 절차를 건너뛰려 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유산청이 밝힌 대로 전문가 자문을 거쳐 철저히 검토하고 현장 조사를 실시해 불법 공사로 인한 훼손 실태와 이식 과정의 문제점을 한 점 의혹 없이 투명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정치적 논리와 토건 자본의 탐욕으로 얼룩진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타당성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은 16일 오전 10시 30분 춘천지방법원 앞에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양양군, “절차 이행 보완할 것”
양양군은 지난 12일 입장문을 통해 “오색 케이블카 사업 진행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히고, “관련 절차를 철저히 이행하고 있어 공사 재개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군은 “지난 4월 18일 국가유산청에 착수신고서를 제출했지만, 온라인행정시스템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으며, 착수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한 “착수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지난 9일부터 희귀식물 이식작업을 시작했으며, 조건부 허가사항인 희귀식물의 현지 외 보전 방안도 지난 5월 20일 국립공원관리공단과의 합동 점검을 통해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유산청에서 지난 11일 공문을 통해 중지를 통보하고 이달 말까지 이행계획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이에 적극 협조해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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