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출신의 소설가 이경자 작가가 속초를 찾았다. 이 작가는 지난 16일 속초민예총(회장 박민효)의 ‘2016통일문화제’에서 이상국 시인과 함께 문학콘서트를 진행하며 자신의 작품과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 작가는 “고향에서 저를 반겨주지 않으면 소설가로서 영원히 고아라고 생각한다. 오늘 많은 분이 행사장에 찾아주셔서 따뜻한 마음으로 새로운 창작 에너지를 얻고 갈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행사장을 찾은 고향 이웃에게 인사를 전했다.
이상국 시인과 이경자 소설가는 70년대 후반부터 같은 고향작가로 서로를 아껴주던 문단의 오누이같은 사이라고 한다. 토크콘서트는 문학세계에 관한 치열한 논쟁보다 페미니즘 소설 <절반의 실패> 이후의 작품세계와 수복도시 양양에 관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이경자 작가에게 고향은 자신의 기질을 완성시켜준 곳이기 때문에 작품으로 빚을 갚아야 하는 숙명 같은 것이다. 작가는 비발디 ‘사계’를 들으며 그 이미지를 다룬 신춘문예 데뷔작 <확인> 이후 현실 사회문제를 다룬 작품으로 선회하며 항상 고향에 관한 이야기를 쓴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한다. 지난 2012년 발간하여 민중문학상을 수상한 작품 <순이>가 그렇다. 한국전쟁과 분단, 이념의 갈등이라는 주제가 어린 시절 수복도시 양양에서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양양의 슬픔을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앞으로 쓰고 싶은 작품의 소재도 고향에 관한 이야기다. 특히, 양양에 살았던 유관순 열사의 오빠와 그 부인 이야기를 통해 양양 만세운동 등 일제시대의 이야기를 복원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속초문예대학 수강생들을 위해 소설쓰기의 어려움도 이야기했다. “<세번째 집>은 북한까지 다루지 않으면 저의 분단소설은 완성되지 않는 것 같아서 북한을 다뤘는데, 북한을 공부한다는 것은 무쇠덩어리를 저의 열로 녹여 물렁물렁하게 만든 후 제가 원하는 형상으로 만드는 것만큼 힘들었어요.” 작가가 밝힌 집필과정은 치열한 에너지와 현실과의 부단한 투쟁이었다. 작가는 그런 기질이 설악산 대청봉과 동해바다에서 받은 유산이라고 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신념을 말하며 토크콘서트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자기 기질을 만들어준 고향이라는 토양, 그것을 작가로 감싸고 싶어요. 한반도의 지정학적 조건 때문에 생긴 우리 지역의 비극을 분명히 들여다보고 작품으로 형상화 할 때 고향의 빚을 갚을 수 있겠지요.”
김인섭 속초문화원 사무국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 2016통일문화제’에서 이경자 작가와 이상국 시인이 문학콘서트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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