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앞바다 정치망에 잡힌 북방참다랑어. 100kg급 위판가는 kg당 최소 1만원으로 어민들에게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 어종이다. <사진 : 김필수 대포수협 비상임이사 제공>
최북단 동해안에서 수온 상승으로 아열대 어종인 ‘참다랑어’가 대량 포획돼 관내 해양환경과 수산자원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역 수협에 따르면, 고성과 속초 앞바다의 정치망에서 잡힌 북방참다랑어의 어획량은 지난 5월 1일부터 이달 18일까지 고성에서 약 18.1톤, 속초에서 약 4.2톤으로, 총 22.3톤을 기록했다. 참다랑어의 무게는 최소 2kg부터 최대 260kg까지 다양하며, 평균 130kg 이상으로 집계됐다. 대포수협은 기존에 미끼용 참다랑어만 잡혀 별도로 어획량 통계를 내지 않다가, 지난달부터 참다랑어가 많이 잡혀 어획량을 집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속초 앞바다에서 정치망을 운영 중인 김필수 대포수협 비상임이사는 “지난해는 대부분 30kg 이하급만 잡혔는데, 최근에는 100kg 이상급 참다랑어가 많이 어획되고 있다”고 말했다.
위판가는 kg당 1만~1만5천원 수준으로, 전체 어획량을 kg당 최소 1만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2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특히, 무게가 100kg 이상급은 고급 참다랑어로 분류돼, 대형 참다랑어의 연이은 포획이 지역 어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이번에 최북단 동해에 등장한 북방참다랑어는 수온 17~23도 구간에서 자주 포획된다. 원래 일본 인근에서 주로 잡히던 어종이지만, 이 수온대의 동해안에 먹이 어종인 청어, 고등어, 멸치 등이 모여들면서 북방참다랑어의 어획량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 비상임이사는 “정치망에 잡힌 먹이 어종 청어 떼를 향해 참다랑어들이 뛰어오른다”며 “지난 17일에는 청어를 1만kg 이상 잡았다”고 말했다.
북방참다랑어는 4~8월 사이 일본 근해와 필리핀해에서 산란하며, 어린 개체는 쿠로시오 해류를 따라 일본과 동중국해 연안에서 성장한 뒤 일부는 태평양을 횡단해 미국 캘리포니아 연안까지 이동한다. 참다랑어는 성숙 후에 산란지로 돌아오는 순환 경로를 갖는데, 이러한 회유 경로의 변화와 수온 상승의 영향으로 동해에서 대형 참다랑어가 포획되고 있다고 해수부는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속초, 고성 앞바다에서 고급 어종인 북방참다랑어가 대량으로 어획되면서 지역 어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지만, 어획량 쿼터가 정해져 있어 어획에는 제한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부와 강원특별자치도 수산정책과에 따르면,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의 결정으로 우리나라에 부여된 참다랑어의 어획 허용량은 총 1,219톤이며, 이 중 소형어(30kg 미만)는 718톤, 대형어(30kg 이상)는 501톤 수준이다. 강원도의 경우 대형어 기준으로 82톤이 배정돼 있다.
강원도는 지난 18일 기준으로 참다랑어 어획량 배정량의 절반 이상을 이미 소진한 상태이며, 평균 100kg이 넘는 대형 참다랑어 특성상 할당량 초과가 임박한 상황이다. 초과 포획 시 위판이 불가능하고, 회유성 어종인 참다랑어는 스트레스에 취약해 폐사 위험이 높다. 결국 바다에 버려질 수밖에 없어 해양오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강원도 수산정책과 관계자는 “참다랑어 어획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해수부에 어획 한도 추가 배정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포수협은 현재 유통 물량이 국내에서만 소비되고 있으며, 주요 수요층은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필수 대포수협 비상임이사는 “북방참다랑어가 동해 근해에서 잡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속초시와 어민, 유통업자가 협력해 지역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참치회를 즐길 수 있는 유통망을 구축하고, 생참치의 고장 일본에 역수출하며 속초에서도 생참치회를 맛볼 수 있는 식당, 축제 등 다양한 인프라가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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