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것에 불만을 품고 파출소를 찾아가 엽총을 발사하고 달아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춘천지법 속초지원은 지난 16일 살인 미수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이 신청한 이 씨의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이 남성은 사건발생 1시간 20여분만에 경찰에 검거돼 살인미수 및 특수공무집행방해,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이모(61, 고성) 씨는 지난 14일 밤 11시 40분께 고성군 죽왕면 죽왕파출소에 엽총을 들고 찾아가 근무 중이던 경찰관 2명을 향해 1발을 발사한 뒤, 이를 제지하던 경찰관과 몸싸움을 벌이다 1발을 더 발사했다. 다행히 탄환은 파출소 벽면과 캐비닛 등에 박혔으며,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 씨는 경찰관과 몸싸움을 벌이다 엽총을 빼앗기자 몰고 온 화물차(1톤 트럭)를 타고 달아났다. 고성경찰서는 사건 발생 후 비상소집령을 발령하고 추적에 나서 1시간 20여분만에 파출소에서 3∼4㎞가량 떨어진 송지호 철새관망 타워 주차장에서 이 씨를 붙잡았다. 경찰 조사결과, 이 씨는 이날 밤 10시께 경찰의 음주단속에 적발되자 불만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음주 적발 당시 이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운전면허 취소 수치인 0.127％였다.
이 씨가 소지하고 있던 엽총은 마취총으로 등록한 것으로, 이 씨는 지난 2013년 12월 이 엽총으로 채무자를 협박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당시 이 씨는 엽총을 분실했다고 진술해 총기소지면허가 취소됐으나 최근까지도 자신의 집에 총기를 보관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의 화물차량 안에선 사용하지 않은 산탄 17발이 추가로 발견됐다.
경찰은 근무 중인 경찰관에게 총기를 발사한 점을 무겁게 여겨,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한편, 지난 15일 오전 8시 이중구 강원지방경찰청이 고성경찰서를 방문해 이날 신속한 대처로 이씨를 조기에 검거한 김영식·김준택·이상삼 경위와 문형석·안지훈·박영환 경사 등 6명에게 표창과 함께 포상휴가 3일을 수여했다. 이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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