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군의 최대 숙원인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이 무산위기에 놓이게 됐다.
문화재청의 문화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천연기념물 분과회의를 열어 양양군이 신청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에 따른 문화재현상변경안을 심의해 부결했다.
문화재위원회는 이날 심의에서 동물분야는 예정부지에 산양과 까막딱따구리 등 보호종이 많고 서식지여서 공사 과정과 향후 운행 중에도 서식환경 악화가 우려되고, 식물분야도 운행 과정에서 외래종이 침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지질분야에서는 케이블카 예정부지는 융기와 침식 등 지구의 진화단계를 이해할 수 있는 유용한 증거들이 잘 보존돼 있는데다, 상부정류장 예정지는 끝청에서 이어지는 암괴원이 발달하고 있어 공사 중에도 훼손 우려가 높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오색케이블카사업 제동 노선 중 대청∼중청구간에서 조망되는 곳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훼손할 우려가 커 결국 부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심의는 문화재위원 10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동물, 식물, 지질, 명승 등 4개 소위원회가 그동안 실시한 현장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기록한 보고서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양양군이 추진해온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사실상 무산위기에 놓이면서 양양군은 이의신청을 비롯한 다각도의 대응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문화재위원회에서 부결한 내용 대부분은 당초 공원계획변경승인 당시에도 포함돼 있는 것이고, 그동안 1·2차 보류에 따라 보완 등 완성도를 높였는데 부결돼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양양군오색케이블카추진위원회 등 양양주민들도 문화재위원회의 부결 소식을 접하고 허탈해하고 있다.
정준화 양양군번영회장은 “양양군민들이 성금까지 모금해 20년 숙원사업을 어렵사리 조건부 승인을 얻어냈는데, 지금의 결과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모든 선출직 정치인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제기했다.
반면, 설악산지키기 국민행동 등 환경단체들은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며 “설악산의 가치가 인정받은 만큼 앞으로 올바른 보전과 관리방안 등이 모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26일 양양군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추진과정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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