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장의 성장 속도가 매섭다. 매년 2배 넘게 커졌고 2020년에는 183억 달러로 예측된다. 성과 또한 마찬가지다. 카클의 AI는 의사와 동일한 안과 진료를 해낸다. 일본은 2014년 은행원 테스트를 기점으로 매년 개선, 확대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인간과 똑같은 로봇도 개발될 것 같다. 그렇다면 로봇은 우리처럼 살아있는 생명으로 봐야 되는 것일까?
나아가 현재 인간 또한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로봇이라는 생각도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자신이 주체적인 생명체임을 증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주체는 모든 것의 기준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반인 주체는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어 중요하다. 그래서 필자는 철학을 공부했다. 정답을 찾는 철학은 오래전부터 주체에 대해 연구하였다.
주체에 대한 논의는 크게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를 시작으로 주체를 실체화하지 말라는 니체를 지나, 현대에는 후설의 의식과 대상을 나누지 말라는 판단중지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후설 역시 부족하다. 궁극적으로 왜 판단하면 안 되는지에 대해서도 판단중지여서 순환논증에 처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철학은 아직 미완성이다. 하지만 결국엔 존재를 입증하고 진리를 찾을 수 있을까?
철학은 언어까지 범위를 넓혔다. 이전의 이론들은 언어라는 범주에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언어로의 증명은 언어 바깥에서까지 보장되지 못하므로 어차피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언어 밖으로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과학과도 손을 잡았다. 1초를 무한으로 나누면 무한개의 장면이 나온다. 정지된 상태의 한 장면에서 다음 장면으로 이어지게 하는 마법의 힘에 대해 알고자 한다.
신화에서 벗어나 논리적 해석을 시도한 탈레스를 기점으로 보면 3천 년이 흘렀다. 하지만 정답과 가까워지는 것 같으면서, 돌아보면 여전히 플라톤의 각주이다. 그래서 다시 애초에 인간은 알 수 없는 신의 장난이라는 믿음이 성행하고 있다. 정말 풀 수 없는 걸 풀고 있는 중은 아닐까? 필자는 증명이 불가능은 아닐 수 있지만, 우리로써는 절대 증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증명하려면 완벽의 상태여야 한다. 무지의 부분이 하나라도 있으면 모든 것을 알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접시에 설탕이 있다. 이전까지의 설탕은 달았으므로 접시의 설탕 역시 단맛일까? 인간은 빅뱅 이전에 대해 모른다. A가 빅뱅을 만들었고 모든 것이 A의 마음대로일 수도 있다. 따라서 설탕이 달달한 것은 우연(귀납법)이고, 접시의 설탕은 짠맛이 될 수도 있다. 즉, 완벽이 아니면 전체가 불확실하다.
지금 세상은 완벽하거나 완벽하지 않다로 둘 중 하나이다(완벽은 언어 안과 밖, A와 A밖을 모두 아는 상태이다). 완벽한 세상이라면 현재 자체로 불확실이 없는 무(無)이다. 무는 모든 게 해결된 상태이다. 이미 모든 게 증명되어 있으므로 증명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판단중지가 아니라 판단은 완벽하므로 문제가 되지 않음에다 의미가 없다. 그리고 변화하는 힘도 없는 무여서 영원히 증명할 것은 생기지 않는다.
완벽하지 못한 세상이라면 아무것도 알 수 없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우리가 존재하는지도 알 수 없다. 존재하지 않으면 문제를 알 수 없으므로 증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존재한다면 증명이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로써는 할 수 없다(심신이원론). 증명은 변수가 없는 무에서 가능하므로 이성(선택)과 미래(시간)는 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명은 되어 있거나 불가능하거나, 가능하더라도 우리가 존재하지 않아서 못하거나 로봇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정답을 모른다면 모를 수밖에 없는 추측만 할 운명이다. 그런데 필자는 인류가 한 발자국씩 완벽에 다가가고 있는 것 같다. 정답을 아는 것은 좋은 걸까? 어쩌면 완벽을 선택하는 결말의 드라마일 수도 있다.
이때는 무이지만 우리로서는 허구적으로 불확실의 세상에 분리되어 있는 상대성인 경우이다. 후자라면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게 하는 마법과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다.
최성환
대학생·속초고 61회 졸업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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