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6년 영북지역 최초로 현산학교(현 양양초등학교)를 설립한 한서 남궁억 선생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된다.
양양문화원과 부설 향토사연구소는 오는 27일 오전 11시 양양문화복지회관 2층 소회의실에서 남궁억 선생의 종친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의 업적을 기리는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날 이규환 향토사연구소장은 양양군수로 재직하면서 신학문을 전파하는 선구자 역할을 해온 남궁억 선생의 활동상과 역사자료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남궁억 선생은 1906년 고종의 권유에 따라 양양군수로 부임한 후 유림들을 규합해 당시 화폐로 4천환에 달하는 재원을 조달, 그 해 7월 20일 200명의 학생들로 ‘현산학교’를 개교했다.
학생들에게는 공책과 연필을 무상으로 나눠줬고, 교사 4명이 8과목을 가르쳤다. 남궁억 선생은 영어와 음악을 담당했다고 한다. 현산학교는 이듬해인 1907년 군청을 점령한 의병들에 의해 불에 탔으나, 이후 건물을 다시 수습해 1911년 양양공립보통학교로 개칭했다.
양양문화원에 따르면 한서 남궁억 선생의 업적을 기록한 ‘문현산학교작흥하양양인사 첩문’이 지난 2010년 발견돼 당시의 상황을 세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당시 현산학교는 영어와 국문 등 신학문을 가르쳤으며, 인근 강릉과 간성, 삼척 등지에서도 우수한 인재들이 배움을 잇고자 찾아왔다. ‘전국 8도 가운데 가히 양양에 부끄럽지 않은 군이 몇이나 되겠냐’는 말이 나돌 정도로 신문학의 효시가 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남궁억 선생은 현산학사를 설립하고 애국계몽운동을 주도하다 1939년 77세를 일기로 영면했다.
양양문화원과 향토사연구소는 남궁억 선생의 종친회가 그의 업적을 기려 현대를 사는 이들에게 교훈이 되도록 하자는 의견을 전해와 이번에 설명회를 갖게 됐다.
윤여준 양양문화원장은 “남궁억 선생의 신학문 전파와 애국계몽정신은 우리민족의 경쟁력을 높이며 근대화를 이끈 원동력으로 오늘날에도 온전하게 전해지고 있다”고 칭송했다.
김주현 기자 joo69523@hanmail.net
한서 남궁억 선생(왼쪽)과 현산학교의 옛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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