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일 낮, 속초 엑스포광장 상징탑 앞에서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담은 유명 뮤지컬 <영웅>의 갈라쇼가 펼쳐졌다. ‘제이소울(J-SOUL)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혼신예술단’과 ‘혼신청소년예술단’이 함께 꾸민 첫 무대였다.
20~30대 17명 전업으로 활동
제이소울은 속초에서 활동하는 JM밴드(대표 박정근)와 극단 소울씨어터(대표 남호섭)가 의기투합해 지난 2월말에 설립한 주식회사다. 박정근이 대표이사, 남호섭·김용율·이병호가 이사를 맡고 있다. 5억여원을 투자해 속초여중 근처에 2층 건물을 마련했고, 조명과 음향장비 등도 구입했다.
“공연을 하고 싶어도 외부의 지원을 받지 않으면 공연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마음껏 공연을 하고 싶어 법인을 만들었습니다. 바보 같다고 하겠지만, 돈 벌어서 공연하는 거죠.”(박정근 대표이사).
제이소울은 공연을 담당하는 ‘혼신예술단’과 연기·보컬·댄스 등을 교육하는 ‘SPJ종합예술아카데미’, 행사대행과 현수막·명함·포스터 제작, 광고, 단체복 판매 및 의상대여 등의 기획사업을 하는 ‘팸켓속초점’으로 구성돼 있다.
혼신예술단은 JM밴드와 극단 소울씨어터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남호섭(34) 단장과 박정근(30) 대표를 주축으로 연기, 노래, 댄스, 영상, 음향, 디자인 등을 전업으로 하는 20~30대 17명이 활동하고 있다. 장르에 구애 없이 종합예술을 선보인다. 이들이 제이소울의 직원인 셈이다. 연습과 공연을 하면서 교육과 기획사업 일도 해야 한다. 정해진 급여와 인센티브를 받는다.
혼신예술단은 산하에 혼신청소년예술단을 두고 있다. 블리스(밴드), 마빡세시(랩), 초아(연기), 온에어(보컬), 청풍(댄스) 등 지역의 청소년 동아리들로 만든 예술단이다. 혼신예술단이 지도와 교육을 해주고 공연 기회와 장소도 마련해 준다. 많지는 않지만, 실력과 나이, 전공에 따라 공연료도 주고 있다.
두 번째 공연 ‘무명배우 남호섭’
혼신예술단은 두 번째 작품으로 오는 18일 오후 5시 속초문화회관 대강당에서 <무명배우 남호섭>을 공연한다. 문화회관 마당에서 후배들이 여는 남호섭 추모공연으로 시작한다. 로비에는 앨범, 사진, 대본 등 그의 유품이 전시된다. 남호섭은 무대에서 연기, 노래, 춤, 판소리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관객들에게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 놓는다. 공연 중 그의 인터뷰와 공연, 삶을 담은 영상이 돌아간다. 그는 6살 때부터 문화회관을 놀이터 삼아 뛰어 놀았고, 초등학교 5학년 때 첫 연극무대에 올랐다.
“연기를 하면서 늘 관객들에게 감동과 메시지를 줘야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지나고 보니 정작 제 자신에 대해서는 너무 모르는 거예요. 나를 모르는데, 남을 생각할 수 있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문화회관에서 나를 찾고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문화회관은 집보다 더 편한 곳이에요. ‘감동을 가져가세요’가 아니라, 저를 키워주신 분들과 관객들에게 ‘저 좀 예쁘게 봐주세요, 저 좀 혼내주세요’ 하는 공연입니다.”
혼신예술단은 4월 16일 속초에서 세월호 플래시몹을 펼치고, 5월에는 대구에서 ‘대구 지하철 참사’를 다룬 창작 뮤지컬 ‘사이에서’를 공연할 예정이다.
공연 콘텐츠는 많다고 한다. 안중근 의사를 다룬 <영웅>처럼 앞으로 역사적 사건의 공감대를 갖는 공연을 계속 이어가고, 아동극, 마당극, 장애인과 노인들을 위한 공연도 준비할 계획이다. 언제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동시다발적인 버스킹 공연도 자주 열겠다고 한다.
“우리의 공연이 속초에서 시작해서 전국으로 세계로 뻗어나가고, 전국에서 세계에서 우리의 공연을 보러오게 하고 싶어요.” 이제 막 발을 뗀 제이소울이 꾸는 꿈이다. 장재환 기자
박정근 대표
남호섭 단장
혼신예술단과 혼신청소년예술단이 지난 1일 속초 엑스포장 상징탑 앞에서 뮤지컬 ‘영웅’갈라쇼를 마친 뒤 단체사진을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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