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이 행복한 도시 속초!’, 2017년 속초시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 발대식의 슬로건이다. 지난 3월 7일부터 8일까지 양일간에 걸쳐서 속초문화회관에서 발대식이 있었다. 이날 행사에 속초시니어클럽 운영위원장으로 참석했다. 기나긴 겨울잠에서 잠자던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 이틀 지난 후에 있은 행사였다. 새봄이 시작되는 첫 번째 행사라 하겠다.
어수선한 시국이지만 시간의 흐름은 어김없이 새봄을 허락했다. 어쩌면 어르신들께는 올해 들어 처음 맞이하는 공적 바깥나들이 일 것이다. 단체조끼를 갖춰 입고 소속감으로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다. 무언가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기대와 설렘이다. 모쪼록 이날을 계기로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새 출발의 시작이길 바라마지 않는다.
강원도 18개 시·군 가운데 이미 8개 시·군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였다. 이제 노인문제는 지역사회는 물론 국가공동체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시점에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에 시니어클럽이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시니어클럽은 2001년 보건복지부의 지정에 의해 시작되었다. 인구감소로 인한 고령화사회를 대비해 노인의 생애경험 및 지식을 활용하여 노인적합형 사회활동을 개발하고 환경을 조성하여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고 생산적인 노인사회활동을 만들어가는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이다.
필자가 속초시니어클럽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8년부터다. 지난해까지 헌신적으로 수고하다가 현재 남미 온두라스에서 사역하는 홍흥기 선교사가 강원도로부터 속초시니어클럽을 지정 받은 것이 지역사회복지 속초시니어클럽의 태동이다. 기독교연합회가 한마음으로 후원하고 속초시의 미래지향적 행정지원에 힘입어 시작할 수 있었다.
그때는 아무런 준비가 없었다. 마침 놀랍게도 동명동 수복탑 근처에 4층 빌딩을 무상 제공하는 독지가가 계셔서 그 덕분에 2009년 ‘행복한 가게’와 지금은 지역아동센터로 분리된 ‘행복한 홈스쿨’을 시작하였다. 필자가 출석하는 교회에서 비품구입과 인테리어비용을 부담했다. 그렇게 시작한 시니어클럽이 강원도와 속초시의 많은 지원으로 오늘에 이르렀다.
2017년 올해 속초시는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을 확대하여 33개 사업 1379개의 일자리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예산도 전년 대비 6억여원 증가한 29억원으로 편성하여 1379명의 어르신들께 일자리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속초시니어클럽에서는 노노케어, 공공시설봉사, 취약계층지원의 공익활동분야인 노인사회활동영역과 공동작업, 제조판매, 전문서비스형의 시장형 노인일자리사업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초창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변화하였다.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희망이다. 특히 노인계층에게 사회활동참여를 통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개인에게는 보람과 기쁨이고, 지역사회와 국가공동체는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는 동력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실효성 있고 내실이 있는 실질적인 지원사업이 되어야 한다.
노인공경은 동서고금에 인간의 근본이다. 유교적 도덕사상의 기본윤리가 되는 오륜 가운데 장유유서(長幼有序) 미덕이 있다. 아랫사람과 윗분의 바른 질서가 유지되어야 올바른 사회가 유지된다는 의미이다. 어른을 공경하는 것이 사회질서의 근간이다.
성경의 가르침도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라는 ‘경천애인(敬天愛人)’이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이다. 십계명 가운데 제5계명부터가 사람에 관한 계명이다. 사람에 관한 첫 번째 계명이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희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출20:12)이다. 그래서 약속 있는 계명이라고 한다. 장수의 비결과 복의 약속을 명시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우리 모두 어르신을 잘 공경하여 이 같은 복을 누렸으면 한다.
최철재
경동대 교수·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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