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세월호가 깊고 어두운 바다에 가라앉은 지 1073일 만에 여기 저기 생채기가 나고 녹슨 처참한 모습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유족들과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를 지켜보며 통한의 눈물을 쏟아냈다.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 맹골수도에 세월호가 침몰해 295명이 사망하고 아직 9명이 돌아오지 못했다. 하루 빨리 미수습자들을 찾아 가족의 곁으로 돌려보내주고, 속 시원히 풀리지 않은 세월호를 둘러 싼 온갖 의문들을 낱낱이 밝혀내 희생들과 유족들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줘야 한다.
세월호 미수습자 9명 중 양양 손양 출신의 고창석(실종 당시 40) 교사가 있다. 참사가 일어나기 한 달 전인 2014년 3월 단원고로 부임해 체육을 담당했던 그는 세월호가 기울자 자신의 구명조끼를 제자들에게 벗어주며 ‘탈출하라’고 했지만, 본인은 정작 빠져나오지 못했다. 인명구조 자격증이 있고 수영도 잘했던 그였다. 교사인 아내와 어린 두 아들이 있다. 그의 아내는 “나한테 미안해서 그러는 거라면 견디고 견딜 테니 제발 가족 품으로 돌아와 줘. 기다리는 것밖에 못해 미안해. 다시 만나면 절대 헤어지지 말자…”고 간절한 소망을 전했다.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국민조사위 등은 ‘진실규명·미수습자 수습의 희망이 인양되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가장 먼저 미수습자들을 더 이상의 상처 없이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수색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가 인양되면 미수습자 수습작업과 선체조사 등이 이뤄질 것이다. 정부는 인양작업을 차질 없이 마치고 미수습자를 찾을 수 있도록 전력을 쏟아야 한다. 세월호선체조사위도 지체 없이 꾸려 가동에 들어가야 한다. 세월호 인양으로 고창석 교사를 비롯한 미수습자들이 돌아오고,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남김없이 규명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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