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면 음력으로 한 해의 첫날이며 달력의 기점인 설날이다. 한 해가 끝나고 새 해가 시작되는 날로 ‘설’이란 말은 ‘설다’, ‘낯설다’ 등의 의미로 곧, 익숙하지가 못한 낯 선 날이 곧 ‘설날’이란 뜻이다. 육당 최남선 역시 이런 뜻으로 정월 초하루 설날에는 “조심히 가만히 있으며, 한 해 동안 어느 날이고 탈 없이 지내게 해줍사 하는 뜻으로 축원행사와 절식(節食)으로 설을 쇤다”고 했다. 이처럼 ‘설’을 쇠었던 최초의 기록은 신라시대 비처왕 때, 정월 초하룻날에 왕이 조원전에 나와 백관들의 새해 축하를 받았는데, 이때부터 왕에게 새해를 축하하는 의례가 시작되었다고 쓰여 있다. 이를 과세문안(過歲問安)이라 하여, 새해를 맞이한 웃어른에게 안부를 여쭙는 인사풍습이며, 이에 좋은 일을 이루라는 뜻으로 건네주던 하례풍습이 덕담(德談)이다. 이같이 설을 쇨 때는 절기와 세시풍습에 따른 의례와 더불어, 절식으로 반드시 먹었던 음식이 ‘떡국’이었다.
만들지도 먹지도 말라했던 한과류
떡국은 설에 먹는 절식으로 떡의 색깔은 깨끗하게 시작하는 의미로 반드시 흰색이여야 하고, 떡과 모양은 무병장수를 뜻하는 길쭉한 가래떡으로 하며, 썰 때는 부자가 되라는 의미로 엽전처럼 동글동글하게 돈 같이 썰어 장국에다 쇠고기나 꿩고기를 넣고 끓인 다음 고춧가루를 뿌린 떡국(餠湯)을 만들어 먹었다. 지금처럼 뽀얗고 하얀 떡국과는 사뭇 다른 설음식이다. 떡국과 함께 설음식으로 빠지지 않았던 것으로, 우리의 전통 과자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과자인 한과(韓果)류 중에서도 ‘과줄’이나 ‘강정’이다.
과줄이나 강정을 언제부터 만들어 먹기 시작하였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다만, 삼국유사 기록에 강정을 가야에서 제례음식으로 쓴다고 처음으로 기록되어 있다. 조선시대에 들어 강정, 약과, 산자, 다식, 과줄 같은 한과류의 종류가 무려 254가지로 발전될 만큼 한과가 대단한 인기 음식이었지만, 정작 궁중에서 명절, 잔치, 혼례, 제례 때에만 쓰던 음식으로 일반 백성들은 함부로 만들지도 먹지도 못하도록 법령으로 금지하기도 했던 절식 음식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과줄이나 강정은 제수용 음식이라는 인식을 지금까지 갖게 되면서 김치, 불고기와 달리 우리의 전통브랜드 과자로 호응을 얻을 수 없게 된 이유이다.
10시간 고아낸 순수곡물 조청 사용
이처럼 제수용 한과라는 인식에서 휴대하기 편리하고 먹을 만큼 다양한 맛으로 스낵 포장한 조청강정이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 있다. 직접 고아 낸 조청에 식감과 두께, 다양한 맛, 크기를 줄여 스낵처럼 한과의 경쟁력을 재발견하고 있는 양양의 우수심 식품(673-7079)이다. 물엿을 쓰지 않고 현미, 백미, 보리 질금으로 10시간 삭혀 고아 낸 순수 곡물 조청으로 당도를 낸다. 당분은 많지만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좋은 조청을 바른 강정은 다섯 가지로 단호박, 자색고구마, 생강, 파래, 계피강정이 골고루 스낵처럼 포장되어 있다. 당도는 달근할 정도여서 입속에서 끈적이지 않고, 먹을 때도 쌀밥가루가 떨어지지 않게 적당한 두께로 누름을 한 것이 이곳 강정의 특징이다. 더욱이 인공첨가물이나 색소를 일절 넣지 않으면서, 기름에 튀기지 않고 볶아내는 방식으로 만들고 있는 이곳의 강정은 스낵포장으로 되어 있어 보관이나 먹기에도 편리하지만, 맛과 색, 향을 순수 곡물을 이용하여 수제로 만들고 있는 점에서 차별화의 노력을 다한 강정제품이 아닌가 싶다. 크기도 한 입에 쏙 넣어 먹기에 좋을 만하게 적당하여, 우리의 전통 한과류의 맛을 새삼 느껴 볼만하다. 제품: 1box 8개(70g) 2만원.
한 입에 먹기 좋을 크기와 두께로 만든 조청강정.
스낵포장 방식으로 고급화해 선물용으로도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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