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지역의 대표적인 달동네를 살기 좋은 마을로 개선하는 ‘고지대 주거환경개선사업’과 ‘새뜰마을사업’ 등 도시재생사업이 민선6기 들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동서고속화철도사업 확정 이후 속초지역에 일고 있는 개발붐으로 고층 건물 건축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관 주도로 수 십년간 리어카 하나 올라갈 수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고지대 저소득층 주민들을 위한 도심재생사업이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십계단 금호3지구
지난 15일 오후 금호3지구(사십계단 일대)를 찾아 이 마을의 상징인 사십계단을 한 계단 한 계단 밟고 올라가자, 이내 가파른 좁은 골목길이 나타났다. 골목길 양 옆으로는 간혹 최근 지어진 건물도 있었지만, 대부분 지은 지 오래된 슬레이트 지붕의 낡은 가옥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미로처럼 얽혀 있는 비좁은 골목길 또한 낯설었다. 사십계단 정상에서 청학로로 연결되는 수복로 143길만 소형 차량 1대가 다닐 수 있을 정도였고, 대부분의 골목길은 겨우 사람 1명 정도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비좁았다. 화재나 응급환자가 발생해도 소방차나 구급차의 진입은 어려워 보였다.
속초관광수산시장 주차장 후문에서 사십계단 정상으로 올라가는 골목길은 사정이 더욱 심각했다. 골목길 옆으로 사람이 살지 않는 공가와 주민들이 버린 쓰레기더미가 눈에 들어왔다.
마을 아래에서 윗동네를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는 가파른 언덕길이어서 마을 주민들이 다니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이 일대는 277가구가 살고 있고 대부분이 노년층이다. 가파른 언덕길을 따라 윗마을로 올라온 60대 남성은 이내 “후유” 하고 한숨을 내 쉬었다.
이에 시가 속초의 대표적인 달동네인 사십계단 일대의 주거환경개선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시는 오는 2018년까지 43억원을 들여 도로 2개 노선(504m)과 보행자 전용도로 1개 노선(58m)을 개설하고, 소공원(246㎡) 및 주차장(399㎡) 조성, 빈집(6개동) 정비 등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소린마을 금호4지구
금호동주민센터 뒤편 금호3지구(소린마을)는 6․25전쟁 이후 실향민들이 하나 둘 모여 만든 대표적인 달동네다. 실향민들이 구릉지 등에 판잣집 등을 지어 형성된 마을이다. 주민 대다수가 일용직 근로자나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회취약계층이다 보니 대부분 낡은 가옥에서 살고 있다. 주민의 30% 이상이 65세 이상 노년층이다.
시에 따르면 이 지역은 30년 이상된 노후 주택이 전체의 71.9%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시가 도심 속 달동네를 살기 좋은 마을로 변화시키는 ‘새뜰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시는 지역발전위원회와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2017년 새뜰마을사업’에 최종 선정돼 국비 지원을 받게 됐다.
새뜰마을사업은 달동네, 쪽방촌 등 주거환경이 취약한 지역을 재생하는 사업을 말한다. 주거환경이 극히 열악하고, 사회적 약자가 밀집된 지역에 안전·방재시설을 확충하고, 도시가스, 상하수도와 같은 생활인프라와 집수리를 지원하며 돌봄 서비스, 일자리 등 휴먼케어 프로그램까지 종합 패키지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시는 다음달부터 오는 2020년까지 국비 19억여원을 포함해 39억여원을 들여 안전확보, 생활·위생 인프라 개선, 휴먼케어 조성, 주택정비 지원, 주민역량 강화, 경관·환경조성사업 등을 통해 낙후된 달동네를 살기 좋은 마을로 확 바꿀 계획이다.
속초 도심 속 사회적 약자를 위해 추진되는 도심재생사업이 지역사회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지난 15일 한 주민이 가파른 언덕길을 따라 힘겹게 윗마을로 올라가고 있다. 시는 금호3지구 도심재생사업을 통해 열악한 주거·도로 환경을 확 바꿀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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