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장마가 왔습니다. 올 장마는 마른 장마가 될 것이란 기상예보에 걱정이 앞섭니다. 다행히 가뭄에 단비가 내려 한시름 덜었습니다만 근본적인 물 부족 문제는 속초시의 최대 현안입니다. 속초 곳곳이 공사현장이라 장마철 안전방재 예방에도 역점을 두셔야 할 것입니다.
시장님! 속초시 개청 이래 지난 55년 동안 이렇게 도시안팎으로 동시에 삶의 환경이 급격히 변화한 적이 있던가요. 청초호 매립, 대포항 매립 등 공공부문 대규모 프로젝트는 봤지만 고속도로 개통과 철도 개설계획 등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맞물려 대형 건축물들이 우리 삶에 속속 끼어들고 있는 현상을 처음 목도해 무척 당혹스럽습니다.
이런 현상이 이미 수년전부터 예측됐으면 속초시 차원에서 대책을 세웠어야 합니다.
인구 8만 강소도시 제안
시장은 시를 운영하기 위한 확실한 철학과 컬러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도시발전 목표, 방향, 시정운영 등이 전체적인 부분에서 통합된 사고에 의해 진행될 수 있다고 봅니다. 미래 속초시를 어떤 도시로 만들겠다는 철학이 분명히 서있어야 합니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과잉개발이 가져오는 폐해를 막기 위해 최소한 지켜야 할 원칙을 세우는 겁니다. 지역주민의 반대가 심하거나 역사성이 왜곡되거나 우리 지역의 사회·문화적 조건과 어긋나는 것은 억지로 끌어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정체성도 있고 시민들도 애착을 갖고 사는데 왜 우리들은 인구 30만을 추구합니까. 가뜩이나 좁은 땅덩어리에 대형건물과 사람들을 쑤셔 넣으면 그 부작용은 어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하여 조심스레 축소도시 구축을 제안해 봅니다. 인구 8만의 강소(强小)도시 말입니다.
인사가 만사 되도록
부시장 내부승진으로 인해 강원도와 갈등을 겪은 바 있습니다. 또 1년짜리 부시장을 받았고 이번 인사에선 1년6개월 남은 기획감사실장이 강원도로 전출해 근무하다 부시장으로 올 것이란 항간의 소문입니다. 제가 기억하기론 민선 4기 속초시장 때 청내 5급 사무관과 6급 주사 중 1~2명을 강원도와 인사 교류해 행정마인드 제고는 물론 시와 도간 가교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하자는 말이 있었습니다. 강원도에서 2∼3년 열심히 근무한 후 원대복귀하면 승진을 보장하는 제도 말입니다. 지역인재가 큰물에서 역량을 키워 고향발전에 헌신하는 환류시스템이 하루속히 도입되길 바랍니다.
인사도 신상필벌이 제대로 적용돼야 합니다. 실적을 낸 직원에게 그에 상응하는 자리를 줘야 신나게 일합니다. 보직도 지원부서, 사업부서, 민원부서, 현업부서 등을 순차적으로 돌게 해 공무원들의 전체적인 업무장악력을 높이고 특히 진급은 반드시 사업부서에서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도입해보세요.
인사권자의 권위와 리더십은 직원으로부터 나옵니다. 인사권자의 투명하고 공정한 룰 지키기와 직원들과의 동반자관계 형성도 중요합니다. 시장의 리더십은 속초시 운영을 위한 비전과 목표를 정확히 하고 시민들에게 이러한 변화를 위해 열심히 노력할 테니 열심히 도와달라는 것입니다. 민선시장은 주민 복지향상과 삶의 질 제고 등 시의 과제를 주도적이고 효과적으로 해결해야 하므로 정치적 역할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민선시장이 국･도비 확보 비즈니스를 잘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특히, 지방의회와의 갈등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시장님도 목민관 클럽에 가입해 활동하고 계신 줄 압니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의하면 다른 벼슬은 다 욕심을 부려 구해도 좋지만 목민관만큼은 욕심내 구할 것이 못된다고 했습니다. 무릇 목민관은 비록 덕망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명철하지 못하면 수행하지 못하는 관직이며 만약 능력 없는 자가 목민관이 되면 그 해(害)는 백성들에게 곧바로 돌아가고 가난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 수 밖에 없게 되므로 목민관은 행정실무에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경험도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이란 자리는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을 줄 모르나 길게는 1년, 짧게는 6개월 만에 공무원들에게 둘러싸여 눈귀가 먼다고 합니다.
민간인을 비서실장으로 임용, 시민과 시장 간 가교역할을 하도록 한 이유입니다. 시민들의 직언이 왜곡되지 않게 보고되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이 바로 비서실장이란 자리라고 봅니다.
아무쪼록 시민이 행복하고 살기 좋은 속초시를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이수영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속초 청호동에서 바라본 설악산과 엑스포장 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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