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 청초호유원지 내 41층 분양호텔 건립이 또 다시 제동이 걸렸다.
지난 1월 1심(춘천지법 강릉지원 제1행정부)에 이어 지난 5일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도 속초시가 패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41층 호텔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시는 이날 법원의 판결 결과를 존중한다면서도, 경관훼손 논란을 야기한 41층 높이 그대로 강원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치는 등 별도의 행정절차를 밟기로 했다. 분양호텔 건립을 둘러싼 시민단체와 속초시의 갈등이 법원의 판단에 이어 이제는 2라운드인 강원도의 행정결정사항으로 넘어간 셈이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제1행정부(김재호 부장판사)는 5일 청초호 분양호텔 41층 반대 시민대책위원회와 청초호 주변 토지주 12명이 속초시를 상대로 낸 ‘도시관리계획 변경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피고 속초시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도시계획 절차에 흠결이 있다고 판단한 원심은 적법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가 없다”고 판결했다. 이는 “건축물의 높이를 12층에서 41층으로 변경하는 것은 도시경관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어, 경미한 사항의 변경으로 보기 어렵다”는 1심의 판결을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엄경선 시민대책위원장은 “이번 판결은 재판부가 건축물의 높이를 12층에서 41층으로 변경하는 것은 경미한 변경여부 논란을 넘어 환경과 경관에 중차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공감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시민들의 손을 들어준 의미 있는 판결이다”고 밝혔다.
엄 위원장은 “시가 항소심에서 이례적으로 대형 로펌 변호사까지 동원하면서 적극 대응한 상황에서 패소한 만큼, 재판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번 재판결과를 계기로 현재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대형 건축물의 난개발에 대해 시가 보다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경석 속초경실련 사무국장은 “속초지역 난개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청초호 41층 분양호텔의 건립계획에 문제가 있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온 만큼, 시는 보다 적극적으로 난개발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는 5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항소심 재판부가 청초호유원지 세부조정계획 변경이 도시관리계획의 ‘경미한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함에 따라, 강원도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는 등 법과 절차에 따라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위한 일반적인 행정절차를 이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청초호 41층 분양호텔 건립과 관련한 도 행정결정사항에 지역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이번 재판부의 판결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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