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신문>은 지역 학생들의 대학 진학을 돕기 위해 연재기사를 기획했다. 타 대학보다 우수한 학사과정과 높은 취업률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된 도내 대학을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입학사정관으로 참여하는 대학교수를 만나 대학의 현재와 입시의 속사정을 시원하게 밝혀본다. <편집자 주>
가톨릭 관동대학교가 항공대학의 메카로 떠오를 전망이다. 재단과 대학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의대를 전국 10위권 안에 안착시킨 대학 측에서는 제 2의 시나리오로 항공운항 단과대학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2016학년도 항공운항서비스학과와 항공경영학과를 시작으로 2017학년도에는 항공운항학과, 2018학년도에는 무인항공학과와 항공정비학과를 신설해 개설 3년 만에 항공단과대학으로 발돋움한다. 국내 종합대학 가운데 항공단과대학을 개설한 곳은 가톨릭 관동대학교가 유일할 정도이니 재단과 대학 측의 지원이 얼마나 적극적인지 짐작할 수 있다.
국토부 인가 대형 시뮬레이터와 60여석 규모의 모형 항공기를 설치하고, 국내외 15년 이상의 베테랑 기장 급 인사들을 전문 교수진으로 초빙하는 등 그 발전 속도가 심상치 않다.
1학년 2학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모의 시뮬레이션이 아닌 실제 비행 실습을 시작하는 파격적인 학사과정으로 전국 항공운항학과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등의 파격을 이어가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비행기 조종사 면장을 따는데 필요한 이론과 실습 위주의 교과를 편성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계속 이렇게 해오고 있는데 국내에서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는 것이 의아합니다.”
지난 25일 가톨릭 관동대를 찾아가 만난 항공운항학과 학과장인 전승준 교수는 본인이 설계한 교육과정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성적보다 실력, 실력보다 인성과 열정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수시 수능최저학력 기준을 폐지했다는 전 교수가 도내 학생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부탁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고3이 되어서 진로를 선택했어도, 1, 2등급이 아니어도 괜찮다. 공부는 대학에서 시키면 된다. 대신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실습할 각오를 갖고 와라. 진정 열정을 가진 학생을 기다린다.”
다음은 전 교수와의 일문일답.
-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전승준 교수(이하 전) : 뉴질랜드 메시대학과 한국항공대에서 학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쳤다. 초당대학교와 경운대학교에서 항공운항학과 교수를 지내고, 한국공항공사와 항공산업정책연구소 등의 연구원을 거쳤다. 이제는 금전적인 부분보다 후학양성 후 노년에 제자들이 하나 둘 찾아오는 삶을 꿈꾸며 다시 교수직을 수락했다.
- 타 대학과 차별화되는 가톨릭 관동대 항공운항학과만의 특별한 장점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전 : 우리 대학은 커리큘럼 자체부터 특별하다. 국내의 타 대학은 3학년부터 비행실습을 하지만 우리는 1학년 7월부터 실습을 시작한다. 안전문제를 거론하는 분들이 간혹 계시지만 기우에 불과하다. 나도 뉴질랜드에서 공부했고 미국이나 유럽은 다 이렇게 한다. 해외 대학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다발항공기 비행면장과 교관자격을 취득한다. 우리 대학은 바로 그런 신속함과 전문성을 강조한 커리큘럼을 지향한다. 타 대학에서 이 두 개의 자격증을 따려면 졸업 후에도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타 대학에서 졸업하면서 겨우겨우 취득하는 사업용 조종사 면장을 우리대학 학생들은 3학년에 이미 취득한다. 또한 졸업 후 다수의 학생이라 하더라도 능력을 인정하면 학교에서 월급을 주고 비행교관으로 채용한다. 타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최소 1, 2년의 시간과 상당한 금액을 절감할 수 있다.
양양공항 비행장 사용…최고 환경
-이미 한서대학교나 한국항공대학교 등의 항공명문대학이 있지 않은가.
△전 : 한서대학교는 자체 비행장을 보유하고 있다. 솔직히 최고의 환경이다. 하지만, 항공대학교는 이제 수색비행장 사용이 어려워져서 제주와 울진 비행장으로 내려가야 한다. 우리는 양양공항 비행장을 사용한다. 비행교육원들이 무분별하게 입점하지 않는다면 최고의 환경이라 자부한다. 타 대학은 무안공항에서 하루에 두 명 정도의 훈련만 가능하다. 비행시간을 충족시켜 비행면장을 따는데 얼마만큼의 이점이 있는지는 추측해보기 바란다.
- 항공운항학과를 선택하는데 고려해야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전 : 비행환경을 무엇보다 우선해서 볼 것. 운항 전문 베테랑 교수진이 있는지를 확인할 것. 재단이 어떤 상황인지를 볼 것. 중장기 계획을 바탕으로 하는 교육시스템이 구축되어있는지를 볼 것. 이 네 가지를 기준으로 본다면 절대 실수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 대학은 기준을 충분히 충족시켰다.
-그래도 취업에서는 전통이 있는 대학이 유리하지 않은가.
△전 : 신생항공사인 가디언스, 에어인천과 실무협약까지 완료되었다. 플라이 양양과는 MOU를 맺는다. 또한 3학년까지는 우리대학에서 교육받고 나머지 1년은 미국의 미드웨스트대학에서 교육받는 방안이 추진 중이며 거의 확정적인 단계이다. 이중학사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모 거대 항공사가 선호하는 미국면장을 대학 재학기간 중에 취득할 수 있도록 제도화 하려한다. 조종사 면장은 국제면장이기 때문에 전환시험만 보면 미국 현지 면장이 나온다. 그리고 항공문화는 실력과 인성, 성실성을 실제로 가장 많이 본다.
공부 좀 못해도 의지 있는 학생 선발
-항공기 기장이 되겠다는 진로를 뒤늦게 결정하거나 성적이 높지 않은 학생들에게도 문은 열려 있는가.
△전 : 나도 고2때 결정했다. 고3때 진로를 조종사로 결정했어도 관계없다.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란 이유로 결심했어도 괜찮다. 다만, 막연한 이유로 지원한 경우는 문제가 된다. 본인이 관심이 있다면 비행기 조종사에 대해 찾아볼 것이고 이에 관한 상식이 쌓인다. 이게 면접에서 다 나온다. 얼마나 적극적이고 열정적인지도 면접에서 다 확인이 된다. 1등급 떨어지고 5등급이 합격한 사례도 있다. 무조건 조종사가 되고 싶다고 하는데 절실함이 느껴지더라. 그래서 합격시켰고 지금은 학과 내 상위권 성적이다. 대학공부는 자기 의지가 아니면 안하게 된다. 그래서 공부 좀 못해도 의지가 있는 학생을 선발한다. 영어는 좀 잘하면 좋겠다.(웃음)
-신체조건이 문제가 되어 꿈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전 : 잘 알아보고 얘기하면 좋겠다. 예전과 다르다. 이제는 눈이 나빠도 군 비행기 조종사까지 할 수 있다. 상처만 나도 안 된단 얘기도 옛말이다. 예전엔 8기압까지 견뎌야 했으나 이제는 전투기도 6기압까지만 견디면 된다. 하물며 민간비행기 조종사는 그 기준이 더 낮다. 국토부지정병원에서 항공종사자 1종 신체검사만 합격판정을 받으면 된다.
-졸업까지 비용이 엄청나게 든다던데.
△전 : 많이 든다. 등록금과 실습비까지 포함하면 1억까지 든다. 하지만 우리 대학은 비용의 문턱이 타 대학에 비해 낮다. 게다가 우수한 성적으로 강원인재 전형을 통과하면 다양하고 파격적인 장학금 혜택이 있다. 등록금 면제는 물론 용돈까지 준다. 군조종장학생 제도를 이용하면 거의 공짜로 다닐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여학생은 해당되지 않는다.
-강원도내 고등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전 : 30명 정원 중에 강원도 학생은 4명 뿐이다. 지역인재 전형으로 밖에 들어오지 않았다. 안타깝다. 성적이 낮아서 불리할 거라 생각하는 수도권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서 합격한다. 우리 지역에 이렇게 훌륭한 교육여건을 갖춘 대학이 있는데 굳이 타 지역으로 가는 것이 이해되질 않는다. 강원인재전형이 작년에는 교과전형이었지만 올해부터는 학생부종합전형이다. 입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이게 어떤 의미인지 알 것이다. 김세형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항공운항학과 학과장 전승준 교수.
가톨릭 관동대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모형비행기의 시뮬레이터.
항공운항학과 2017학번 학생들. 맨 우측이 전승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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