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삶의 지혜를 주는 것 중의 하나는 자연입니다. 인간은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천부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기에 자연의 질서에 순응함으로써 자연 체험의 즐거움을 얻고자 합니다. 자연은 생명이 숨 쉬는 삶의 터전이기에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과 기름진 흙은 자연에서 얻고 온 생명의 활력도 건강하고 다양하고 아름다운 자연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뉴턴은 떨어지는 한 알의 사과에서 만유인력을 발견했고, 칸트는 밤하늘의 빛나는 별의 아름다움에서 인간 내면의 세계를 아름답게 하는 별, 도덕률을 발견하였습니다.
자연이 주는 소리 또한 더없이 좋은 치료제입니다. 바람소리, 물소리, 새소리는 완벽한 조화를 이룬 자연의 오케스트라입니다. 우리가 사는 이곳 설악권은 산, 바다, 호수, 계곡, 약수, 온천, 강이 어우러져 있는 천혜의 자연이기에 아픈 영혼이 살아나고 위로 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새는 새답고, 나무는 나무답습니다. 자연은 콩 심은 데는 콩이 나고 팥 심은 데는 팥이 남을 가르쳐 주며, 많이 심은 자는 많이 거두고 적게 심은 자는 적게 거둠을 가르쳐 줍니다. 지금 자신의 자녀가 더불어 사는 사회인이 되기를 원한다면 아이의 생활에서 사교육과 스마트폰과 컴퓨터에서 해방시켜 주어야합니다. 너무 간섭하지 말고, 관습과 고정관념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자녀 스스로 도전할 기회를 마련해 주면서 아이의 견문을 넓혀 주고 자연과 호흡하게끔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한 달에 하루라도 자녀와 함께 속초해변을 거닐고, 청대산을 오르고, 영랑호반을 걷고, 엑스포장에서 함께하고, 설악 숲길을 걸으면서 호연지기를 가르치고, 부모의 생각을 자연 속에 승화하여 이야기하는 것이 어떨까요?
성공적인 의사소통은 아버지가, 어머니가 가까이에서 호흡하며 자녀를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사랑과 이해를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자녀를 친구처럼 동등하게 대하며 함께 대화를 나누고 끊임없이 부모의 뜨거운 사랑을 자연 속에서 보여 준다면 당신은 분명히 아이의 절친한 친구가 될 것이고 아이는 자연과 부모가 만들어 내는 소리인 계절에 따라, 장소에 따라, 종류에 따라, 만남에 따라, 흐름에 따라, 음미하며 터득하고 혜택을 입어 우뚝 설 것입니다.
자연에 취하여 즉 오관으로 전해 오는 색의 향연에, 웅웅거리는 벌레소리와 야단스럽게 지저귀는 새들의 합창에, 산들거리는 미풍 속 감미로운 향기에 취할 줄 알게 하여야 합니다. 철석거리는 파도소리, 해조음의 감미로움, 산뜻한 해초 내음, 등대의 불빛, 일출의 창조적인 생의 출발, 수산시장의 삶의 모습 속에서 자신을 찾을 줄 알게 하여야 합니다. 순하고 부드럽게 부는 솔바람이나, 가늘고 약하게 부는 실바람과 장대비 쏟아지는 여름 숲소리에서 자연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창조할 줄 알 게 하여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주위의 요즘 자녀들은 보편적으로 지나치게 게으르고 의존적입니다. 옷을 주면 손으로 받아 들지 않고 팔을 내밀고, 밥을 주면 수저를 집지 않고 입을 여는 식입니다. 이런 상태로 계속 방치하면 자녀는 결국 독립성을 잃게 되어 훗날 경쟁사회에서 매우 불리해집니다.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행동은 건강한 인격의 상징입니다. 자녀가 자신의 힘으로 생활하고 독립적으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키우는 것이 부모의 중요한 책임이기에 자연에서 체험하고, 숲을 통하여 공존하고, 자립하는 법을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소한 행동은 어릴 때부터 스스로 결정하도록 유도하고 자기의 결정에 의한 행동의 결과는 반드시 스스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합니다. 요즈음 흔히 말하는 마마보이는 부모가 자녀를 귀엽다고 과보호하여 기른 데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체험을 통하여 자신의 인생의 주인이 되게 해 주시길 바랍니다. 남이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도 없고, 내가 남의 인생을 대신 살아 줄 수도 없습니다. 나의 노력으로 나의 운명을 개척하여 나의 미래를 건설하고 행복을 창조하는 것입니다.
이상집
속초 응골농촌체험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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