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시는 2013년 청호동 신수로 인근 매립지에 150억원을 들여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는 붉은대게의 명품화를 위하여 붉은대게타운 건립을 추진하던 중, 사업 예정부지 소유주인 환동해본부로부터 사용 불허 통보를 받아 사업이 잠시 주춤하다가 지난해 새롭게 부지를 물색해 영랑동 현 산불진화대 부지에 건물을 신축키로 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추진 과정 중 지난해 감사원 감사를 통해 부지 이전과 관련하여 행정처리 미흡으로 지적을 받았고, 당초 사업 목적에 맞지 않는 전시·홍보시설 위주로 사업이 추진된다는 지적을 받아 사업비가 150억원에서 95억원으로 축소되었으며, 관내 가공업체와의 가공시설 중복 여부에 대해 재검토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올해 기본설계를 완료하고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가공센타, 홍보관, 전시관, 연구실, 전망대, 냉동창고 등을 갖춘 붉은대게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붉은대게산업은 속초가 전국 붉은대게 생산량의 50% 이상을 조업하고 있고, 향후 속초시의 먹거리를 수십년 간 책임질 수 있는 효자 산업인 만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키워 나가야 할 사업 중 하나이다.
붉은대게타운은 원래 취지대로라면 붉은대게 어선들이 출·입항하고 하역하는 청호동 물양장 인근에 건립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현재 청호동에는 국·도비 등 15억원을 투입하여 건립한 붉은대게 직매장이 이미 운영되고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당초 계획 부지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면, 과연 그곳에 붉은대게타운을 건립하였을 시,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고 지역 고용이 증대되고 지역경제에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등을 충분히 검토하고 분석해 볼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주민설명회에서 일부 주민들이 우려했듯이 보여주기 식으로 건물을 신축하여 기존 업체와 일부 사업이 중복됨으로써 폐해가 발생하거나,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안 되고 공장 가동에 따른 냄새로 인하여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혐오감을 주거나, 관광객이 찾지 않는 유령 시설로 전락한다면 차라리 시작을 하지 않는 편이 나을 것이다.
일례로, 몇 년 전 대포농공단지 내에 젓갈산업을 대대적으로 키우겠다고 수십억을 쏟아 부어 지은 동해안 젓갈클러스터 건물이 매년 상당한 유지 관리비만 들이며 제 구실을 못하여 예산만 낭비하고 있는 것을 지금 목격하고 있지 않은가?
속초시는 4년 전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로 명소화하기 위하여 본 사업을 유치하였다. 하지만, 그 당시와 여러 가지로 여건과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면, 지금 이 시점에서 국비를 받아 왔으니 무조건 지어야 한다는 행정편의적 발상보다는 사업 추진이 우리시에 이득인지, 사업 반납이 이득인지를 냉철하게 판단하여 중앙부처로부터 싫은 소리를 듣는 한이 있더라도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비와 도비와 시비가 투자되는 사업이라 할지라도 향후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판단되면 시의회와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양해를 구해 과감히 사업을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바른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속초시가 붉은대게타운을 영랑동에 건립하여, 많은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 당연히 본 사업은 정상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붉은대게타운 전체 사업비 95억원 중 국·도비 61억원과 시비 33억원이 투입되는데, 속초시 재정 여건상 제때 시비를 대응하기에는 상당히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물론, 사업 시행 초기 실시설계 용역비 등 일부 예산이 이미 투입되었지만, 어쩌면 그것을 포기하고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속초시 입장에서는 예산을 절약하는 일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도자의 과감한 선택이 시민과 시를 위한 현명한 결정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 대신 현재 건물 신축 부지로 거론되는 영랑동 산불진화대 부지와 바로 건너편 구 조선소 부지인 시유지는 향후 영랑동 지역 개발에 상당히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부지이므로, (가뜩이나 영랑·장사지역 주민들은 개발에서 소외를 느끼고 불만을 가지고 있는데) 그 부지는 좀 더 신중하게 고민하여 지역 주민들의 소득과 연계할 수 있는 시설을 유치하는 등의 방향으로 검토되기를 희망해 본다.
김철수
희망속초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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