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서울-양양고속국도 개통, 2017년 9월 동서 최단도로인 인천공항-원주고속국도(인천공항-안양-과천-의왕-성남-광주-원주-평창) 개통, 마리나항 개발 등으로 속초시는 교통인프라 확충을 통한 접근성 향상,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배후도시로서의 역할기대 등 매머드급 외부효과로 인해 현재보다 더 많은 관광객 방문이 예상되는 강원도의 대표적인 관광도시이다.
국내 대량관광․대중여행 시초부터 관광목적지로서 성장해 온 속초시는 이제 관광을 산업으로 관점화해야 할 중요한 시점에 직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설악산과 바다라는 매력적인 관광자원에 기대어 낙수효과에 의한 관광산업에서 융복합적인 관점에서 관광산업의 고도화 및 다변화를 추진해야 할 시간이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기존의 정적·소극적·수동적·보수적인 지역천혜관광자원의 관광산업에서 탈피하여 동적·적극적·능동적·진보적인 융복합 관광산업으로서의 MICE관광산업이 최근 이슈화되고 있다.
MICE는 회의(meeting)·포상관광(incentives)·컨벤션(convention)·전시회(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용어로, 협의로는 국제회의와 전시회를 주축으로 한 유망 산업을 의미하며, 광의로는 참여자 중심의 보상관광과 메가 이벤트 등을 포함한 융복합산업을 의미한다.
즉, 다시 말하면 협의 의미로는 국제회의를 의미하는 컨벤션의 개념에서, 회의·관광·전시·박람회 이벤트 등 복합적인 산업으로서의 광의 의미로 해석되면서 생겨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MICE산업은 도시브랜드 각인과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과 부가가치 유발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굴뚝없는 황금산업으로 불린다.
속초 축적된 관광산업 자산, MICE와 연계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MICE산업에 대한 관심이 중앙에서 지방으로 확대되기 시작하면서 국제회의 중심에서 벗어나 소규모 회의·인센티브 투어·이벤트 등으로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 서울과 부산 등 주요 대도시들이 MICE 산업시장을 상당부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권의 성남·수원·안산·양평, 경북 안동·청송, 전남 여수 등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이 뚜렷한 후발주자 반열에 들어서고 있다.
MICE 관련산업은 방문 규모도 크고 1인당 소비도 일반 관광객보다 월등히 높아 관광수익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효과도 크다. 더불어 각국에서 사회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계층이기에 도시홍보·마케팅 유발효과가 커 최근 세계 주요도시들은 MICE 산업육성을 불황 극복의 열쇠를 삼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와 홍콩 등의 국가는 오래전부터 각종 국제회의와 기업 인센티브 여행, 대규모 컨벤션과 국제전시회를 합해 하나의 산업으로 육성시켜 오고 있다.
속초시의 경우 대규모 국제회의가 가능한 컨벤션 시설은 부재하지만 전국 최대의 숙박업 클러스터를 보유하고 있고, 국내 대중·대량관광의 초기부터 관광목적지로서의 역할을 해온 관광도시이기 때문에 기존 관광산업의 축적된 자산을 MICE산업과 연계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MICE산업은 지역관광산업이 지닌 단순성과 낙후성을 완화시키고 속초시 서비스산업 수준을 한 단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수단이자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MICE산업을 지역화 한다는 것은 곧 기존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초월한 보다 새롭고 스마트한 서비스업 생태계로 진화해 나감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속초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에 대한 전 방위적인 MICE교육이 필요하다. 시 자체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되 MICE전문기관들과 협력하여 속초시에 적합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사전에 기획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대상의 세분화를 통해 상황별 맞춤형 MICE전문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며, 이를 통해 전문 인력들이 배출되어 행사 개최시 원활한 인력수급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MICE 관련조직과 네트워크 정비가 필요하다. 속초시가 MICE 관련조직을 새롭게 구성함에 있어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점은 MICE 산업을 관광산업의 일환으로 생각하는 협의적 해석을 지양하는 것이다. 속초시는 관광산업뿐만 아니라 마리나항 활성화, 전국체육인의 방문 선호지역, 청소년 수련의 장, 설악국립공원의 산림의 보고, 다양한 지역축제장소 등 복합적인 행사의 공간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속초시의 주요 MICE 관련 행사들은 여러 과에서 걸쳐 행정업무가 수반되는 성격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MICE산업을 관광과에서만 수행하는 업무로 간주한다면, MICE행사 주기(보통 2-4년)가 길고, 유치홍보개최 비용이 수반되며 행사 후 후속조치 등 일련의 과정에서 업무상 불협화음이 불가피할 것이다. MICE산업은 의사결정체계가 짧을수록 사업시행이 용이하며 또한 민간과 긴밀한 협조체계기 이루어져야 하는 만큼 속초시 MICE 산업은 민관 거버넌스 체계 하에 운영되어져야 한다.
셋째, MICE산업 육성 전략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속초시가 MICE산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특수성을 분석하고 구체적인 사업실현을 위해서 사업별 세부계획을 수립하고 사업타당성을 검토하는 등 심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국내 MICE시장의 형성과 흐름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들을 획득하여 속초시가 어느 포지션을 위치하고 있는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MICE산업에 대한 행재정적 정책 지원에 앞서 속초시의 롤 모델도시와 경쟁도시, 보완도시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하여 각 도시의 산업여건과 정책여건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속초시 MICE의 다양한 마케팅 대상자들이 속초시를 현재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속초시 MICE 브랜드를 위한 긍정적·부정적 요소들을 어떻게 강화 및 제거할 수 있는가 등등에 대한 깊이 있는 의견들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넷째, MICE 마켓팅 대상자 선정 및 고객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1차적으로 우선 전국 단위 공공기관, 협회 등에서 회의·컨벤션을 계획하는 의사결정자들 및 전국 단위 기업회의와 포상여행을 계획하는 의사결정자들을 중심으로 접촉이 필요할 것이다. 2차적으로는 중소규모의 전시회 기획자들에게 관심을 가져야하고 그 외에도 국내외 여행 관련 공공·민간기관·미디어·이벤트 기획자, 지리적으로 인접한 동북아시아 MICE 시장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시장탐색을 할 필요성이 있다.
천혜관광자원에 의지하는 관광산업 탈피
다섯째, 콘센티브 육성을 위한 대정부 제도 개선 요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콘센티브란 회의를 유발하는 인센티브, 즉 인센티브 회의를 의미한다. 이는 회의 유관단체와 여행사, 호텔, 항공사 등이 긴밀한 협력관계를 가지는 시스템이다. 포상여행은 그동안 여행사의 영역으로서 관광측면에서 개최지의 매력성, 접근성 그리고 테마행사만이 주된 관심사였다. 이제는 여행과 동시에 회의 목적까지 수반할 수 있는 이중목적성을 갖도록 함으로써 일반여행객보다 훨씬 지출액이 많은 포상여행과 MICE참가자들을 지역관광으로 유도해야한다. 지역관광산업은 이를 기회로 단순한 서비스산업을 넘어서 MICE산업과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고도화 전략을 지향해야 한다.
속초시는 아직 포상여행 목적지로서의 위상도 갖추지 못한 것이 현실이지만 중소규모 포상여행 집단들을 대상으로 삼아 지역내에서 회의와 포상여행 모두를 즐길 수 있는 튼튼한 서비스 제공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각종 유관 단체들이 실질적인 협의체를 구성하고 외부 여행사 및 항공사 등과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리고 유관 단체들이 협력하여 ‘회의+포상여행’형 참가자들을 유치하는 경우 속초시가 세금 환급(tax refund)이나 장려금을 지급하는 전향적인 방안도 제시할 필요성이 있다. 이를 위해 관광진흥개발기금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근거조항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지역 MICE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전국 주요 지방자치단체들과 협력하여 이러한 콘센티브형 시스템이 지역관광산업과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근거법을 정부에 적극 건의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 사료된다.
최근 문화부가 발표한 ‘MICE 산업 발전방안(2017)’에서 그동안 관광기금 융자지원을 받지 못했던 국제회의서비스업이 지원을 받게 된 만큼 ‘회의+포상여행’형 유치에 대한 기금 지원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제도개선 요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MICE산업은 지역 관광산업이 지닌 단순성과 낙후성을 완화시키고 속초시 서비스 산업수준을 한 단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수단이자 동력이 될 것이다. MICE산업을 지역화한다는 것은 곧 기존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초월한 보다 새롭고 스마트한 서비스업 생태계로 진화해 나감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속초시는 기존의 단순한 지역천혜관광자원을 의지하던 관광산업에서 탈피하여 자원이 없는 불모지역으로 가정하고 신규로 새로운 관광자원을 창출한다는 자세로 접근하여야만 준수도권화 시대에 부합되는 관광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마인드만이 기존의 낙수효과(trickle down effect)에서 벗어나고, 빨대효과(straw effect)를 방지하고, 분수효과(fountain effect)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속초시의 공공부문·NGO 등 민간부문에서 명심해야 할 사항이라 생각된다. 마치 해가 쨍쟁 빛날 때, 비 올 때를 대비하듯이
윤상호
주)EREENC 연구소장·행정학박사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선임연구위원(전), 전 강원연구원 초빙연구위원(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