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군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이 사실상 조건부로 재추진될 전망이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는 지난 25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설악산 오색삭도(케이블카) 설치’에 따른 문화재 현상변경안을 재심의하고 지난해 12월에 이어 다시 부결했다. 문화재위원회는 이날 재심의에서 오색삭도 설치와 운영이 문화재에 영향이 크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인용결정을 행정심판법에 따라 수용할 수밖에 없다며 문화재위원회가 그동안 우려됐던 문제들을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해 조건부 가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성래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사무관은 “양양군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은 지난해 12월 부결 사유와 마찬가지로 이 사업이 설악산 문화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 문화재위원회의 공식적인 입장이지만, 기속력을 가진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서 행정심판을 통해 인용결정을 내린 만큼 허가를 해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문화재위원회가 이 사업에 대해 문화재 훼손 저감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에 문화재청은 이에 대한 저감대책을 수립하는 선에서 문화재 현상변경안을 허가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은 15일 이내로 문화재청이 양양군이 신청한 문화재현상변경안을 가결해 허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상경집회에 참석한 김진하 양양군수는 “문화재청에서 제시하는 내용을 성실하게 이행해 국민과 약속했던 친환경 케이블카 조성에 나서는 동시에 그동안 환경단체 등에서 제기했던 우려도 말끔하게 해소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대형버스 6대에 나눠 타고 상경한 양양주민들과 재경군민, 장애인협회 회원 등 500여명은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앞에서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촉구하다, 문화재청의 조건부 수용 입장이 나오자 일제히 환호했다.
정준화 비상대책위원장은 “대대로 설악산을 지켜온 우리 양양군민들이 바라는 것은 오직 설악산을 보전하면서 친환경 산악관광활성화를 통해 설악권과 강원도,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뤄내는 것”이라며 “국민들과의 약속을 반드시 실현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설악산지키기국민행동 등 환경단체들은 “문화재청이 문화재위원회의 결정을 따르지 않는다면 산하 위원회가 무슨 필요가 있냐”며 “문화재청의 이번 잘못된 결정에 결코 구애받지 않고 남은 환경영향평가 절차 등에 적극 대응해 기필코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는 것을 막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이 문화재현상변경안 조건부 가결로 사실상 동력을 확보함에 따라 양양군은 사업추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군은 문화재청이 제시하는 문제점들을 보완해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에 주력할 계획이다. 환경영향평가 본안이 통과되면 산림청으로부터 산지일시사용허가와 국유림사용허가, 백두대간 개발행위 사전협의 등에 나서고, 이어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부터 공원사업시행허가를 받아야 한다.
군은 오색케이블카사업의 인허가 절차를 마치면 오는 2019년 착공에 들어가 시설공사가 진행되는 2년 후인 2021년 정상 운행에 들어갈 전망이다. 김주현 기자
양양군민들이 문화재청의 조건부 통과 결정이 알려지자 일제히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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