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시를 거쳐 60세가 넘은 나이에 대학교에 입학한 늦깎이 대학생이 있어 화제다.
속초 교동에 사는 최영순(63, 사진) 씨는 1년 만에 초·중·고교과정 검정고시를 모두 통과하고, 지난 3일 경동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말로 표현 못할 만큼 기쁩니다. 많은 분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여기까지 온 만큼 대학생활 중이나 졸업 후에도 봉사활동을 하면서 조금이나마 이 사회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경북 김천이 고향으로 5남매 중 맏이였던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갑작스레 가정형편이 어려워져 학업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의 가족들은 야반도주하다시피 고향을 버리고 서울로 떠나야 했고, 맏이로 어려워진 집안살림을 도와야 했기에 배움의 길과는 점점 멀어져갔다.
이후 결혼을 하고 세월이 흘러 남편이 회사에서 퇴직한 뒤 편안하게 여생을 보낼 정착지로 속초를 선택해 지난 2008년 이사를 왔다. 그는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사회복지사에 흥미를 갖게 됐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얻기 위해 ‘대학 입학’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어 2014년부터 본격적인 검정고시 준비에 들어갔다.
초·중 과정은 속초YWCA의 상록수학교에서, 고등학교 과정은 장애인 야학인 ‘아우름’ 학교에서 책과 씨름한 결과, 1년 만인 지난해 초·중·고 검정고시를 연이어 합격하고 이번에 대학교에 입학하게 됐다. 그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행정학과를 지원했다가 떨어졌다. 하지만, 그의 배움에 대한 열정을 알아 본 학교측이 경영학과 지원을 권유해 최종 합격했다.
그는 “제가 꿈꿨던 사회복지사 일은 어려울지 몰라도, 졸업 후 상록수학교나 아우름 학교에서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을 꼭 해보고 싶다”며 “여력이 된다면 저처럼 배움을 잇지 못한 이들을 위해 야학도 운영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