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사나이 유진상(60, 사진) 씨가 20여년 간 그린 설악산 그림들을 선보이는 첫 개인전을 연다.
‘설악을 그대로’라는 주제로 오는 26일부터 6월 24일까지 속초시외버스터미널 인근‘완벽한 날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유씨가 1999년부터 최근까지 그린 설악산 그림 20여점이 전시된다.
“산을 생각하고, 좋아하고, 그릴 수 있으니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가 수없이 설악산을 오르내리며 만났을 풍광들을 화폭에 담았다.
소청산장에서 바라본 오른쪽의 용화장성, 공룡능선에서 바라본 천화대 범봉, 안개에 쌓인 나무들, 천불동에서 비선대 방향을 내려오며 바라본 장군봉 등을 만날 수 있다.
평생 그림을 배운 적이 없는 유씨는 생계와 일상을 이어가는 사이사이 그림으로 설악산을 만났다. 특히 산악구조대 활동, 설악산 관련 영화나 영상 제작에도 참여했던 특별한 시선이 그림에 담겨 있다.
“중3이던 1973년 산악회 선배들을 따라 울산에서 출발했어요. 청량리행 밤열차를 타고 12시간이 걸려 강릉역에 도착해 설악산에 올랐어요. 남쪽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눈, 얼음, 바위가 함께 있는 설악산이 좋았습니다. 그게 시작이었죠.”
유씨는 결국 속초로 이주하였고, 설악에서 평생의 반려자를 만났다.
지금은 사라진 비룡폭포 매점 뒤 공터에서의 옛 추억을 이야기 하던 유씨는“설악산에 가는 일이 고통스럽다. 설악산의 아스팔트나 시멘트를 다 걷어냈으면 좋겠다. 산자락 아래 개발을 하더라도 좀 어울리게 했으면 좋겠다. 설악산을 좀 그대로 두자”고 말한다. 케이블카･설악동의 고층아파트 등의 논란에 표정이 굳어진다.
건설노동자로 굳은 살이 박힌 유진상씨의 두터운 손이 캔버스 위에서 붓을 잡고 있었다. 그 모습에서 그의 삶에 신뢰감이 느껴진다. 이은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유진상 씨가 자택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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