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1. 속초 관광, 양적성장에서 질적관광으로
2. 새로운 관광수요를 위한 트렌디한 콘텐츠의 개발
3. 도시재생에서 찾는 도시관광의
가능성
4. 지역을 닮은 관광, 사회적경제와 만나다
5. 인문관광으로 만나는 속초,
작은 서점 이야기
6. 지속가능한 실향민 문화를 위한
에코뮤지엄
7. 축제와 마이스(MICE)를 통한
관광산업의 재편
8. 특별좌담 : 4차혁명과 관광,
백년 후 속초를 위해
관광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관광객 유치수와 관광지 조성의 양적성장 추구에서 지역특색, 사람중심의 질적 관광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 성장일변도의 관광한계가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과잉관광) 등의 문제로 나타나고 관광과 지역경제의 실질적 효과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다. 지난 2016년 정부가 발표한 ‘한국 관광 7대 질적지표 중점관리’, 제주도의 ‘질적관광 전환을 위한 관광분야 5대 역점 정책’은 문제해결을 위한 시작이다. 물론 각 지역의 환경에 따라 사정은 다르지만 속초도 이제 양적성장 위주의 관광목표를 수정하고 새로운 관광발전을 고민할 때가 왔다. 이에 따라 설악신문 창간 28주년 기념으로 ‘속초관광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기획기사를 8회에 걸쳐 싣는다.
‘우리 동네 소소하고 풍성한 장미꽃길 이야기’(이하 꽃길), ‘칠성조선소 뮤직페스티발’(이하 칠성조선소), ‘강원도 전통문화관광상품 상설공연, 갯마당’(이하 갯마당). ‘대포야(夜) 사랑해(海)’. 지난 5월 19일 토요일 하루 동안 속초에서 펼쳐진 행사이다. ‘꽃길’은 교동주민자치센터와 주민조직이 주민사업으로 조성한 장미꽃길을 매력적인 장소만들기의 관점에서 주최했다. 올해 처음인데다 사업비도 적었지만 주민의 삶터를 문화이벤트로 만들겠다는 목표는 100% 달성했다. 서울을 대표하는 중랑구 장미축제도 그 시작은 소소했지만 지금은 중랑구의 대표 브랜드가 되었다. 외부전문가를 총감독으로 영입하면서 여성 대상의 트렌디한 기획으로 바꾸면서 가능했다.
‘칠성조선소’는 폐산업시설을 창조공간으로 만들면서 관광객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공간을 매력적인 장소로 만들기 위한 이벤트였다. 얼리버드 티켓은 오픈 30분만에 매진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전국적으로 도시재생의 결과물이 도시관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칠성조선소’는 속초형 사례이다. ‘갯마당’은 속초 유일의 공연분야 사회적기업이다. 아직 자생의 풍토는 조성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공모사업을 통해 지역관광에 이바지하고 있다. 19일 행사도 관광상품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공모사업이다. ‘대포야 사랑해’는 속초시의 직접 사업비로 진행된다. 속초시의 주말 대표 행사로 자리매김하며 관광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꽃길’을 제외한 3곳의 행사는 관광객 대상이다. 공연이나 행사의 완성도는 인정을 받고 있다. 문제는 관광유발 효과와 관리체계이다.
관광의 질적성장 위한 목표관리 추진
속초 관광객 1천5백만시대라고 한다. 지난해 7월 한국관광공사가 SKT와 함께 여행 관련 검색어를 분석했는데 상위 20위 중 속초 관광수산시장 등 속초 명소가 7곳을 차지했다. 속초관광수산시장은 여름 휴가철 내비게이션 목적지 검색어에서도 1위였고, 국내 여행객 대상으로 한국여행업협회가 선호 지역을 조사했을 때도 속초는 전국 155개 기초자치단체 중 1위였다. 미시령터널이 뚫리고 서울양양고속도로가 개통된 뒤 수도권과 한시간대 거리로 좁혀지면서 새로운 관광도약의 전기를 맞는 것이다. 여기에 11만톤급 코스타세레나호 입항 등 환동해권 크루즈 관광의 중심도시라는 새로운 목표도 갖고 있다.
관광이 지역발전의 중심축인 속초에서는 관광객의 양적성장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재정의 투입도 많았다. 속초관광수산시장과 로데오거리, 대포항이 대표적이다.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관광객이 많이 유입되었다. 하지만 지역경제는 여전히 어렵다. 그 많은 관광객이 쓰고 간 돈은 어디로 간 것일까?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경제유발 효과에 대한 분석이 있는 것일까? 오히려 주말 교통난과 쓰레기 등 사회문화적 환경의 악화로 주민 삶의 질에 대한 걱정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속초만의 문제는 아니다. 정부가 문화관광산업 경쟁력 강화대책의 하나로 ‘양적목표’에서 ‘질적목표’로 전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치 위주의 계량적인 관광관리에 더하여, 외래관광객 만족도와 재방문율, 관광경쟁력 순위 등 7대 질적지표를 집중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기초로 관광콘텐츠 다양화와 숙박, 교통 등 서비스 인프라 확충, 관광기업 체질 개선 등 관광산업의 질적성장을 위한 정책을 집중적으로 펼치는 것으로 관광정책을 수정한다. 제주도는 ‘제주관광 질적성장 계획’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양적성장에 맞는 제주관광의 질적성장을 위해 관광객 체류일수와 만족도를 중심으로 1인당 평균지출비용, 여행행태, 마케팅 변화지수라는 5개 지표를 설정하고 목표관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속초 관광도 양적성장에서 질적관광으로 바꾸어야 한다. 기존의 양적성장 지향은 체계적인 관리가 없었다. 관광객이 많이 오면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는 믿음만 있었다. 하지만 연간 1천5백만이라는 관광객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지역이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한계 등의 종합적인 관리체계가 필요하다. 관광효과의 경제적, 환경적, 사회문화적 측면을 고려하는 통합적 관리정책의 마련이 미래 관광의 양적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
관광정책 ‘지역민’과 ‘지역다움’에서
양적성장에서 질적관광으로의 전환은 관광을 새로운 관점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도시 발전을 개발에서 재생으로 전환하는 ‘도시재생’과 같다고 보면 된다. 도시재생은 그 공간의 장소적 가치를 환기시키고 문화예술적으로 접근하며 주민참여를 우선시한다. 관광도 마찬가치다. ‘관광객’과 ‘관광산업’ 중심의 관광정책에서 ‘지역민’과 ‘지역다움’을 관광정책의 목표로 삼을 때 지속가능하면서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관광수요 창출을 위한 트렌디한 콘텐츠의 개발, 도시재생의 결과물로써 도시관광을 고려하는 전략적 목표의 수립, 사회적 경제를 통한 관광산업 발전의 모색, 실향민이나 지역서점 등 지역자원을 활용한 관광활성화, 축제와 마이스(MICE)를 통한 관광산업의 재편, 4차혁명에 대비하는 관광속초 구현 등을 고려해야 한다.
다시 5월 19일로 돌아가 본다. ‘꽃길’의 주민참여와 아이디어, ‘칠성조선소’가 들려주는 재생의 가치와 트랜디한 콘텐츠에 대한 외지인의 반응, 사회적 기업 ‘런갯마당’, ‘대포야 사랑해’의 장소성을 위한 문화이벤트. 속초는 양적성장에서 질적관광으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가 조금씩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 외부 전문가의 시선과 내부의 역량강화, 통합적 관점에서 정책목표를 결정하고 이를 위한 관리지표를 설정하는 일이 중요하다.
김인섭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속초관광수산시장은 더 이상 주민을 위한 재래시장이 아닌지도 모른다. 상품의 다양성은 유명관광지에서 볼 수 있는 핑거푸드가 점령하고 주차장은 만차이다. 베니스 등 외국 유명관광지 주민의 항의가 남의 일이 아니다.
제주도는 양적성장의 문제점을 깨닫고 질적관광으로 전환을 위한 방향모색을 시도하고 있다.
관광객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대포야(夜) 사랑해(海)’. 속초시의 관광상품은 현장 관광객의 참여도에 만족하는 경우가 많다. 홍보나 마케팅을 강화하여 목적형 관광객을 늘이고 지출확대를 통한 관광수지 개선이 앞으로의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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