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속철사업 확정 이후 속초지역에 일던 개발붐이 최근 주춤세로 돌아선 가운데 일부 건축공사현장에서는 분양부진에 따른 자금난 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건축공사에 참여한 지역의 중장비업자들도 장비대금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속초시와 지역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건축허가를 받아 9월 공사에 들어간 설악동 B지구 주차장 앞 생활형숙박시설(레지던스) 및 근린생활시설 건축공사가 지난 4월부터 2개월째 공사가 중단됐다. 이 건축물은 설악동 11-1번지 등 3필지에 대지면적 1,212㎡, 건축연면적 4,986㎡,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내년 연말 준공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찾은 공사현장은 공사 중단으로 각종 건설 중장비들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굴삭기 등의 중장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덤프트럭들이 건축 철거물을 바쁘게 실어 나르던 2개월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이날 공사현장 바닥에는 녹슨 철근에서부터 폐콘크리트, 각종 생활 폐자재 등 철거 건축 잔재물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고, 일부 건물 외벽은 철거되지 않은 채 위태롭게 버티고 있었다. 바로 옆 터파기를 해놓은 공사현장에는 빗물이 고여 있어 토사유실 방지 등 장마철 피해예방 대책마련도 시급해 보였다.
이 곳은 설악산 소공원으로 향하는 길목이여서 공사 중단이 장기화 될 경우 관광미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지역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다.
한 지역주민은 “공사 시작 당시만 해도 설악동의 개발붐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며 “하루 속히 공사가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속초시와 지역사회는 자금난 등으로 해당 건축물의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의 중장비업자들도 해당 공사현장에서 중장비 자재대금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속초건설기계협동조합 관계자는 “체불된 중장비 자재대금이 6,000여만원 넘는다”며 “공사 관계자들이 빠른 문제해결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수천만원이 밀려 있어 중장비업자들의 어려움이 크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월 준공된 설악동 C지구 호텔 공사현장에서 체불된 중장비 자재대금도 8,000여만원 달한다”며 “빠른 시일 내 해결이 안 되면 경찰에 집회신고를 내고 법 테두리 내에서 실력행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B지구 주차장 앞 공사현장 관계자는 “최근 새로운 시공업체를 만나 어느 정도 (공사재개와 관련한) 얘기를 나눴다”며 “우리가 직접 해결하든 밀린 중장비 자재대금을 해결하고 이달 10일을 전후해 공사재개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청호동 해안도로에서도 얼마 전 공사업자들이 지상 4층 펜션 신축 건물 앞에 ‘유치권 행사 중’임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 펜션 건물은 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서 중단된 상태다.
고명진 기자 mjgo9051@hanmail.net
지난 4월부터 두달째 공사가 중단된 설악동 B지구 생활형숙박시설 건축 공사현장에 철거 건물 잔재물들이 수북히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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