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속초 청학동 로데오1주차장에는 교통약자 이동차량 차고지가 마련됐다. 관리사무소와 비가림막 시설이 설치돼 교통약자를 위한 차량 배차가 더 원활해질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속초시사회복지협의회는 속초시로부터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센터는 장애인이나 고령자처럼 버스 이용이 어려운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차량을 운영한다. 이 차량은 휠체어를 타고도 승차할 수 있으며 휠체어 고정장치도 갖추고 있어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차량 기사들은 장애인이나 고령자의 승하차 시 직접 도움을 주기도 한다.
속초시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는 총 여섯 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고 운전원 9명과 사무 주임 1명이 근무 중이다. 센터는 1년 내내 휴무일 없이 장애인과 고령자, 그리고 이들의 가족과 보호자들을 위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버스 같은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1․2급 장애인과 만 65세 이상 노인이 대상이며 주소지 주민센터를 방문해서 사전 등록을 한 후 이용이 가능하다. 단, 휠체어 미사용자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차량은 광역이동지원센터(1577-2014)로 연락하면 당일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속초 전 지역은 물론 병원 진료 시 왕복 450km 이내 지역도 가능하다. 춘천, 원주를 넘어 서울까지도 갈 수 있다. 센터에 따르면 고성 간성읍까지는 보통 2,000~3,000원이고 강릉까지는 6,000~7,000원이다. 서울도 2만원 정도면 갈 수 있다. 보호자를 동반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확실히 저렴하다.
“처음에는 언어 장애가 있는 분들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 애를 먹기도 했지요. 하지만 이제 3년 정도 되니 그분들의 요구사항을 잘 들어줄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차량 운행을 담당하는 센터의 신현일 팀장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일하는 보람에 대해 이야기 했다.
평창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가 “기사님들이 아무 때나 편하게 차량 이용을 할 수 있게 해주셔서 훈련에 열중할 수 있었고 그래서 금메달도 딸 수 있었다”고 말했을 때의 기쁨은 이루 다 말로 할 수 없다고 한다. 또한 3년간 차량을 이용하며 공부를 해서 공무원 필기시험에 합격한 장애인을 만났을 때의 감동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차량 기사들은 차량 이용자들의 승하차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일을 도와준다. 짐을 옮긴다든가 집 내부까지 장애인을 데려다 주기도 하고, 병원 진료 시 보호자 역할을 할 때도 있다고 한다. 차량기사 역할을 넘어 사회복지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차량 기사들에게는 보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기사들은 최저임금을 받으며 1년 단위 계약으로 일하고 있다. 시간 외 근무로 급여를 약간 보충하고 있지만, 고용은 여전히 불안하다. 복지 현장의 가장 기층에서 일하는 이들이 저임금 불안정 노동에 처해 있는 것이다. 약자를 배려하기 위해 마련된 사업이 또 다른 약자의 희생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광호 객원기자 campin@hanmail.net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일하고 있는 속초시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직원들.
휠체어를 타고 이용할 수 있는 교통약자 수송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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