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속초지역의 건축경기 주춤세 속에서도 동명동 일대에서는 대형건물 건축을 위한 행정절차 및 토지보상작업이 집중적으로 진행되면서 개발후유증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지방아파트 분양시장 부진 여파로 건축허가를 받고도 수 개월 째 사업 착수를 미루는 사업장도 있어, 인근 주민들이 도심슬럼화를 우려하고 있다.
동명동 수복탑 맞은편 생활숙박시설 사업부지는 지난 3월 초순 속초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았지만 5개월여째 감감무소식이다. 이곳은 3,200여㎡ 부지에 건축연면적 3만3,881㎡, 지하 5층, 지상 20층, 1개동, 533실(숙박 513실, 오피스텔 30호) 규모의 생활숙박시설을 건축할 계획이다.
주위에서는 최근 지방아파트 분양시장이 부진하다보니 업체가 현재 분양시장을 관망 중 이라는 관측과 함께 아예 다른 민간업체에 사업부지를 매각하기 위해 착공을 늦추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찾은 해당 사업부지는 대부분의 토지소유주들이 토지보상을 마치고 떠난 상태여서 인적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을씨년스러웠다. 주민들이 떠난 상가와 가옥 등은 비어 있는 상태로 그대로 방치돼 있다. 해당 사업주가 일부 건물 출입문에 ‘CCTV 설치’ 안내 표지판을 부착했지만, 인근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도로변과 인접한 가옥은 수 개월째 빈 집으로 방치돼 마당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일부 시설물은 뜯겨져 나가 마치 폐가를 연상케 했다.
인근 주민은 “건물 착공이 늦어져 일부 가옥들이 빈 집으로 방치되다보니 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 이용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동명동 수복탑 회전교차로 인근에 건축연면적 8만5,923㎡, 지하 5층, 지상 41~46층, 3개동 474세대의 아파트를 짓기 위해 현재 행정절차를 밟고 있는 부지도 개발후유증을 앓고 있다. 주민들이 떠나 대부분의 상가와 가옥들이 비어있는 상태로 방치돼 쓰레기 투기장소로 변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생활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한 주민은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에 ‘아직 남아 있는 사람들을 위해 당신의 양심을 제발 버리지 마세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주민은 “우리 동네는 고려시대 성터가 있어 ‘장안동’이라 불리며 유서 깊은 미을이었는데, 최근 대형건축물 신축으로 일부 주민이 이사를 가면서 마을이 쓰레기장, 담배 재떨이 동네로 전락해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아직 보상협의가 마무리 되지 않은 빈집 사이사이로 사람이 살고 있는 가옥들도 있어 마을 전체가 어수선해 보였다.
동명동 우렁골 마을도 토지보상 협의를 마친 일부 가옥들이 폐가처럼 방치돼 있어 인근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다. 이곳은 지상 30층, 7개동, 653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건축하기 위해 현재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다.
우렁6길에서 만난 한 주민은 “옆집이 토지보상을 마치고 떠나 폐가처럼 방치돼 있어 보기 안 좋다”고 했다.
이들 지역 외에 옛 속초방송국 인근 지역에 지상 20층, 90세대, 1개동 규모의 아파트를 짓기 위한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고, 현 동명동새마을금고 일대에도 아파트 건축을 위한 토지보상이 진행 중이다.
시 관계자는 “수복탑 맞은편 생활숙박시설 부지의 경우 분양시장 부진에 따른 관망 측면도 있겠지만, 현재 객실 면적을 넓히기 위한 사업성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나머지 지역은 대부분 부지를 매입한 상태여서 분양시장 부진 속에서도 차질없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고명진 기자 mjgo051@hanmail.net
지난 3월 건축허가를 받은 동명동 대형건축물 사업부지가 수개월째 폐가로 방치되면서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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