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①양양군 연어산업화의 현주소
②고성군 은연어 양식사업 어디까지 왔나
③노르웨이 하베스트 북대서양 연어, 한국
식탁 점령하다
④일본 무라카미의 연어산업화 성공 사례
⑤무라카미 연어가공산업의 현주소 및 발전
전략
⑥무라카미 연어의 경제적 파급효과 진단
⑦연어산업화로 지자체 성장 동력 갖추자
우리나라의 최북단 고성군에도 매년 가을이면 명파천과 북천으로 연어가 전령사처럼 올라온다. 이곳 역시 양양 내수면생명자원센터가 자원량 증강사업의 일환으로 방류한 어린 연어들이 성어가 돼 소상하고 있다. 고성군은 통일의 고장이라는 브랜드에 발맞춰 지난 1996년부터 이벤트 행사를 통해 ‘통일연어’로 변모시켜 나가고 있다. 하지만, 연어회귀에 맞춰 소규모 행사로 진행하다보니, 연어의 본고장인 양양군에는 훨씬 못 미치고 있다.
강원도는 남북 강원도 협력사업으로 지난 2003년 북 강원도 안변에 연어사료공장 건립에 나서 2008년 완공한 후 인공부화에 들어갔다. 그러나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남북 강원도의 교류사업도 중단돼 현재까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5년 노력 끝 마침내 양식 성공
이런 가운데 지난해 11월 동해STF가 고성군 봉포 앞바다 외해가두리에서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은연어 양식에 성공하면서, 고성군은 은연어를 통해 새로운 산업화의 전환점을 마련하게 됐다. 동해STF의 은연어 양식 성공은 노르웨이와 칠레 등에 이어 전 세계에서 7번째로, 우리나라의 연안에서도 연어양식사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민간업체인 동해STF는 지난 2010년 고성 봉포 외해를 적지로 꼽고 은연어 양식사업을 시작해 2012년 정식으로 회사를 설립한 후 5년에 걸친 각고의 노력으로 마침내 은연어 양식에 성공했다.
은연어 양식사업의 성공비결은 노르웨이와 칠레 등 연어선진국들만이 보유한 외해가두리 양식기술과 친환경 배합사료, 황동어망 소재의 부침식 가두리 자체개발, 지역과 어업인 등의 협업체제를 통한 동반성장 정책 등 4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은연어를 먼 바다에서 양식해야만 바다환경오염원으로부터 이격시켜 청정한 연어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노르웨이나 칠레의 외해가두리처럼 봉포 연안에서 5km 떨어진 외해에 가두리를 설치했다. 이어 소비자들의 건강을 염두에 두고 최상급의 은연어로 키워내기 위해 고가의 친환경 배합사료를 먹이로 사용했다.
무엇보다 은연어의 양식성공은 동해STF가 자체 개발해 특허까지 낸 황동어망 소재의 부침식 가두리 제조 기술력이 뒷받침하고 있다. 황동어망, 즉 특수 소재의 구리로 만든 부침식 가두리는 강력한 내구성과 안전성으로 태풍이나 너울성 파도에 잘 견뎌내고, 항균효과로 부착생물이 붙지 않아 조류의 소통이 원활하며, 수온변화에 따라 자유롭게 가두리를 띄우거나 가라앉힐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어 은연어의 대량생산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고성 봉포항 주변에서 우럭을 비롯한 다양한 어종의 양식사업이 시도됐지만, 가두리시설이 번번이 태풍에 파손되면서 자리 잡지 못한 가운데 동해STF가 자체 기술로 이를 극복하면서 동해안 양식사업의 새로운 활로를 열어 젖혔다.
올 가을부터 성어 출하 계획
동해STF는 현재 외해가두리에 5만마리의 은연어를 양식하고 있다. 오는 5∼6월경 추가로 중간미(25cm)를 입식해 올 가을부터 연말까지 350∼400톤의 은연어 성어를 출하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연간 1천∼2천톤의 은연어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일본 등지에서 구입문의가 잇따르고 있어 생산량 확대를 통해 수출계획도 가시화하고 있다.
김동주 동해STF 대표이사는 “정부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로 우리나라의 은연어 양식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지역주민들과 어업인들의 소득기반을 구축하고 나아가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외화소득 창출에도 기여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고성 봉포에서 은연어 양식사업이 성공하자, 그동안 소규모 자연산 연어방류와 이벤트에만 머물던 고성군도 은연어 산업화에 시동을 걸며 속도를 내고 있다.
고성군은 올해 동해STF의 은연어 생산현황 추이를 지켜보면서 내년부터 은연어가공처리시설 조성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와 강원도 등 관계기관과 협의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고성군은 실무협의가 이뤄지면 고성 해양심층수단지와 연계한 은연어가공처리시설 조성사업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려 내년초부터 공격적인 사업추진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은연어가공처리시설이 조성되면, 은연어 체험낚시터를 비롯한 다양한 관광상품을 발굴할 계획으로, 기업과의 공조체제를 한층 강화해 나가고 있다.
고성군 관계자는 “고성군에서 은연어 양식사업이 성공함으로써 수산분야의 새로운 활로를 열게 된 만큼 관련 분야의 산업화가 조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은연어 양식에 성공한 동해STF가 고성 봉포 앞바다에서 관리하고 있는 은연어 외해가두리 양식장.
수중에서 은연어가 자라는 모습.
동해STF 직원이 외해가두리에서 다 자라 출하를 앞두고 있는 은연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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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인터뷰 / 진덕희 강릉원주대 교수
“연어산업화 협업체제 구축 선행돼야”
진덕희 강릉원주대 교수는 “고성에서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은연어의 양식에 성공한 것은 우리나라의 수산업 발전에 획기적인 일이다”며 “후속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고품질의 은연어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고성군이 해양심층수의 거점지역인 만큼 해양심층수와 연계한 은연어가공처리시설이 조성돼야 한다”며 “이를 위한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고성의 은연어 양식 성공으로 전국 각지에서 은연어 양식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돼 경쟁체제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며 “양양군의 연어산업화 등 각 지자체가 지닌 특성을 활용한 설악권의 연어산업화의 협업체제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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