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①양양군 연어산업화의 현주소
②고성군 은연어 양식사업 어디까지 왔나
③노르웨이 하베스트 북대서양 연어, 한국
식탁 점령하다
④일본 무라카미의 연어산업화 성공 사례
⑤무라카미 연어가공산업의 현주소 및 발전
전략
⑥무라카미 연어의 경제적 파급효과 진단
⑦연어산업화로 지자체 성장 동력 갖추자
세계 최대의 연어생산국인 노르웨이는 연간 수산물 수출만으로 11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이 중에서 맛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는 노르웨이산 북대서양 연어는 전 세계 200개 나라에 수출되며 전체 연어소비량의 25~30%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노르웨이 북대서양 연어가 이처럼 전 세계 수산물시장과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100년의 전통과 축적된 기술로 북대서양 연어를 양식산업으로 발전시킨 ‘마린하베스트그룹’의 끈질긴 노력과 고품질 생산 기술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노르웨이산 연어양식의 대명사로 불리는 마린하베스트그룹은 ‘큐-마린’이란 통합품질 관리시스템을 통해 연어양식장의 최첨단 친환경관리부터 식품안전성과 사회·환경적 영향까지 책임지며 고품질의 신선한 냉장연어를 세계 각국에 공급하고 있다.
포획 후 3~4일이면 국내 도착
마린하베스트는 북대서양 연어양식을 시작한 초창기에는 주로 유럽에 수출했으나 육류에 의존하는 단백질 공급에 지친 소비자들이 연어에 눈을 돌리면서 전 세계 각국으로 수출지역을 넓히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갔다.
우리나라의 연어 소비시장을 눈여겨보던 마린하베스트는 지난 2002년 부산에 노르웨이산 북대서양 연어 판로의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마린하베스트코리아(주)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시장 확장에 들어갔다.
당시만하더라도 연어에 대한 인식이 낮은 상태여서 노르웨이에서 냉동상태로 가져온 북대서양 양식연어를 대형업체에 납품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다 2013년 인천에 신선한 생연어를 직접 공급할 수 있는 가공공장을 설립해 국내 소비자들의 식탁에 올리고 있다. 국내 점유율은 경쟁기업보다 월등하다.
마린하베스트코리아가 공급하는 노르웨이산 북대서양 연어는 어떤 과정을 거쳐 국내 식탁에 오를까. 먼저 어미연어에서 알을 채취해 수정과 부화과정을 거쳐 치어를 생산하고, 이를 민물양식장에서 10~16개월 키운 뒤, 청정 노르웨이 외해가두리 양식장으로 옮긴다. 외해가두리 양식장에서 14~22개월 동안 자란 어미연어는 포획 및 1차 가공 단계를 거쳐 포장돼 현지 발송준비를 마친다. 1차 가공한 신선한 연어를 0∼4℃의 냉장 상태로 노르웨이에서 인천공항까지 항공직송으로 운송해 마린하베스트 인천공장에 도착하면 잔뼈를 골라내는 2차 가공과 포장작업 등을 마치고 대형마트와 연어전문 요리점 등 다양한 유통망을 통해 전국 각지에 납품한다.
노르웨이 호르달란주 소트라의 현지 양식장에서 생산한 어미연어가 1·2차 가공을 거쳐 홈플러스나 이마트 등 국내 주요 대형 유통업체에 오기까지 3~4일이면 가능해 신선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노르웨이산 북대서양 양식연어는 성장속도가 느린 대신 크고 육질이 단단하며 기름진 상태가 오래 유지돼 맛이 고소하고 지방이 고루 분포돼 있어 고품질의 육류와도 비슷한 맛을 낸다. 노르웨이 국민들은 하루 세끼 중 반드시 한끼 이상은 연어로 다양한 요리를 해 먹을 정도로 연어가 대중화돼 있다. 오슬로 등 주요 도시에는 우리나라의 정육점처럼 연어만 전문적으로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마린하베스트 관계자는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연어소비량이 월등하고 한국은 비교적 낮은 편에 속하지만, 한국시장의 소비 잠재력이 상당히 큰 만큼 고품질의 노르웨이산 북대서양 연어를 지속적으로 공급해 연간 3천만~4천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어소비량 늘자 업체 각축전
최근 들어 국내 연어소비시장도 노르웨이산에 이어 칠레, 뉴질랜드 등 양식연어의 후발주자들이 틈새시장을 파고들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체 연어소비량의 98%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수입량은 2010년 1만2,000톤에서 2014년 2만6,000톤으로 4년 새 두 배 이상 가파르게 증가했다. 연어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건강과 두뇌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데다 현대인들이 육류에 지쳐가면서 소비량도 늘고 있다.
마린하베스트는 서포터즈를 모집해 다양한 연어요리 이벤트를 개최하고 레시피도 공개하는 등 국내 소비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유지하려는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고 있다. 내년 1월에는 생연어 가공시설 최초로 HACCP 인증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연어가 인기를 끌자, 지난 2013년에는 CJ가 업계 최초로 알래스카 연어통조림을 만들어 시판에 나서고 있다. 당시 83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지난해 438억원으로 성장할 정도로 연어통조림 시장도 날로 커지고 있어 동원과 사조 등과 점유율 높이기를 위한 경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이처럼 노르웨이산 북대서양 양식연어를 시작으로 연어 소비량이 급격하게 늘면서 이제는 동네마트에서도 연어통조림은 물론 생연어까지 구매할 수 있을 정도로 유통망이 확대되고 있다. 주말이면, 지역마트에서 손바닥 크기의 노르웨이산 생연어를 6천~7천원에 구입할 수 있다. 연어선진국들이 국내 소비자들의 식탁에 양식연어를 올리려고 더욱 열을 올리고 있어 올가을 본격 출하되는 우리나라 동해산 은연어의 경쟁력이 주목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가까운 마트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노르웨이산 북대서양 양식연어가 우리나라의 식탁을 점령해 가고 있다.
마린하베스트가 국내에서 생연어를 가공하며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연어로 해먹을 수 있는 다양한 요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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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인터뷰 / 진덕희 강릉원주대 교수
“노르웨이식 연어시스템 구축 필요”
진덕희 강릉원주대 교수는 “노르웨이산 양식연어는 전 세계적으로도 고품질을 인정받고 있어 국제연어소비시장의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에 직영 공장을 설립한 것도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것인 만큼 소비자들의 선호도도 나아질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진 교수는 “세계적인 연어생산기업들이 최신식 생산시스템을 구축해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단순한 은연어 생산에 머물지 말고 가공처리시설 조성 등 체계적인 사전준비로 국내시장의 경쟁구도를 그려가야만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양양군과 고성군이 연어산업화를 국내 최초로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노르웨이의 연어시스템을 우리 실정에 맞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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